한국인이 가장 먼저 접하는 외국어는 당연히 영어일 것이다.
나 역시도 아주 어릴 적부터 영어를 접했다.
나의 영어에 대한 첫 기억은 11살 무렵의 일이다.
우리 가족은 휴가철마다 강원도 친척 집으로 모였다. 대가족이 모였기에 항상 시끌벅적 하였다. 공부보다 놀이가 좋았던 나 역시 언제나 그러한 소란스러움에 한 몫을 하였다. 그런 내가 중등VOCA 책을 들고 친척 언니 방 책상 밑으로 들어가 혼자 단어를 보던 적이 있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단어보다는 영어 발음 표기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그때 전부 외웠던 기억이 난다.
이후 2년 후, 나보다 일찍 영미권에 관심을 갖던 친구가 쉬는 시간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뮤직 비디오를 틀게 되면서 나도 그녀에게 푹 빠져들었다. 덕분에 영어라는 언어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해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어를 좋아했지만, 영어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영어를 잘 하고 싶었지만, 공부는 재미가 없었다.
학원을 다니면서 매번 단어를 외우고, 시험을 보고, 통과를 하지 못하면 남아서 외우고...
문법도 재밌지 않았다. 여러 곳에서 영어를 배웠지만 전부 재미가 없었다.
중학교에 올라가고 성적을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를 지속하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약간의 난독이 있어 국어 영역도 빠르게 읽는 게 어려웠다. 그런데 외국어까지 시간 내에 빠르게 풀어야 하니 당연히 문장을 제대로 읽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독해 기술을 익혀 시험을 보지도 않았다. 정말 감으로 푸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래도 어찌저찌해서 나쁘지 않은 점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대가 되어서 유창한 영어실력이 얼마나 많은 이점이 있는 지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일단 다양한 경험에 있어서 유리했고, 큰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영어는 필수적인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어떻게 영어를 습득해야 할지 몰랐고, 또 여러 일들이 겹치면서 언어에만 몰두할 수 없었다.
ㄱ우선 토익과 토플과 같은 시험을 위한 학습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당시 내게 필요한 건 외국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역량을 키우는 것이었다. 또한 기본적인 실력이 갖춰지면 굳이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입하지 않아도 시험은 수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썩 좋지 않은 영어 실력을 갖고 있는 상태이지만 욕심이 났다.
다국어를 구사하고 싶었다. 언어 천재와 같은 능력은 없으나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언어는 모두 배워보고 싶었다.
왜?
해외에 관심을 갖고 어릴 때부터 외국 살이를 꿈꿔왔기에 그냥 이곳저곳 국가를 알아보다 그 국가의 언어가 맘에 들면 저절로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 난 원래 내가 관심있는 것에 배우고자 하는 욕심이 많다.
또한 한국 사회의 경쟁적인 문화 역시도 영향을 일정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뭐라도 좀 더 잘나야 생존이 가능할 수 있다는 그런 마음.
언어를 취미보다 어떤 곳에 인정받기 위해 나를 증명하는 도구로 쓰이게끔 강요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말을 자주 들었다.
"영어라도 제대로 해야 다른 언어도 배우는 거지."
즉, 개인의 흥미나 호기심은 종종 무시된다.
자꾸 증명하라고 한다.
물론 나도 영어를 잘하고 싶다.
근데 나에게 중요한 것은 "즐거움"이다.
그저 다른 언어를 배움으로써 느끼는 성취감과 즐거움에 만족하며 꾸준히 하는 게 내겐 가장 중요하다.
나는 지금 총 3개의 언어를 습득하는 중이다.
조금씩, 꾸준히, 즐겁게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