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의 불안과 미안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어린 시절로 돌아가보자…
아빠, 엄마, 나 화목하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세 식 구로 살고 있었다. 13살 때 학교수업을 마치고 여느 때처럼 집으로 하교를 했다. 집에는 젊은 지금 생각해 보면 어렸던 언니, 오빠와 부모님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얼굴이었다. 엄마가 가지고 있던 사진첩에서 보았던 언니, 오빠였다. 외동처럼 자랐던 나에게 얘기해 준사람은 없었지만 형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릴 때의 나는 낯가림이 심했다. 문득 속으로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방에 들어가 있었다. 몇 분 뒤 오빠가 방에 들어왔다. 지금도 당시에도 우리 가족 중 친화력이 좋고 가장 서글서글한 사람도 오빠였다.
“사진으로 많이 봤는데 잘 지냈어?ㅎㅎ”
처음 만난 건데 어색하지도 않은지 오빠가 말했다.
“아… 네”
어색하고 불편했던 내 표정이 떨떠름해 보였나 보다.
“불편해…?
미안해 불편하게 해서 “
이후로 오빠와는 가끔 만나며 새 학기마다 운동화와 가방을 선물해 주었고, 현재에도 각별한 남매... 는 아니지만 부모님의 생신이나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연락을 주고받으며 여느 오빠, 동생처럼 지내는 중이다. 아직까지도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아저씨 다 된 오빠지만, 그때의 오빠나이는 지금의 내 나이보다 어린 고작 스물셋이었다. 누구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오빠를 보았을 때 깨달았다.
서글서글 성격 좋아 보이는 오빠마저도 ‘많이 노력한 거였구나…’라는 생각에 순간 아차 싶었다... 나와는 다르게 붙임성 좋고 독립적인 그 성격은 '평생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에 미안할 때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