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추론.

by stay gold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1. 별생각 없이 넘겼던 이 명언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라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된 후 무척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니, 본인 이름을 딴 선서가 있을 정도로 의학계의 상징적 인물인 그가 갑자기 예술을 말했다니.


이상하긴 했지만, 나름의 답을 찾았다. 이공계 전공하신 분들 중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 분야에 취미 이상의 소양을 쌓은 분들이 계시므로(슈바이처, 아인슈타인, 파인만, 스미노 하야토, 브라이언 메이 등), 히포크라테스 어르신도 예컨대 도자기 만들기나 벽화 그리기 같은 취미에 심취하셨었구나 짐작했다. 그리고 한참 뒤, 책 한 권 덕에 저 짐작이 잘못된 것을 알게 됐는데, 그 책이 바로 고 에리히 프롬 옹의 ‘사랑의 기술’


2. 제목만 보면 이성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성공 기술을 알려줄 것 같은 책이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가벼운 만남을 피하게 만드는 ’사랑의 기술‘의 영어 제목은 'The Art of Loving'


사랑의 ‘예술’이 아니라 사랑의 ‘기술’이라니, 그렇다면 히포크라테스 옹께서도 예술이 아닌 ’의술(기술, 수련)’이라는 뜻으로 art(ars)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찾아보니 정말 그랬다. 예술보다는 의술이나 기술, 수련 등이 적절한 번역. 의역하면 ‘의술(수련)은 길고, 삶은 짧다’가 더욱 적절했다.


3. 이것이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란 책 덕분에 깨닫게 된 것 중 가장 흥미로운 것. 이외의 느낀 점들은, 내게는 소중하지만 그리 흥미롭지는...





Ὁ βίος βραχύς, ἡ δὲ τέχνη μακρή, ὁ δὲ καιρὸς ὀξύς, ἡ δὲ πεῖρα σφαλερή, ἡ δὲ κρίσις χαλεπή.

인생은 짧고, 의술은 길며, 기회는 덧없고, 경험은 불확실하며, 판단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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