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맨, 까렌

종이 위를 항해하는 요트

by stay gold


요트를 닮은 만년필, 워터맨 까렌.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전설 같은 이야기이지만) 잉크병에 펜촉을 담가 사용하던 1880년대, 보험 판매를 하던 미국인 워터맨은 서명 전 잉크병이 쏟아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된 경험을 바탕으로 잉크병을 들고 다닐 필요 없는 펜을 만들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사용하던 현대식 만년필(만년필 몸통에 잉크를 저장하여 사용하는)의 시작.


더욱 편리한 볼펜의 유행으로 만년필의 시대가 저무는 등 여러 부침 끝에 미국 브랜드가 아닌 프랑스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워터맨. 그사이 만년필은 고급화 전략이 통한 덕에 ‘불편한 예전 펜’에서 ‘불편을 감수하는 근사함이 있는 펜’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얻게 되었다.


프랑스의 워터맨이 만든, 불편을 감수하는 멋을 담은 만년필. 종이 위를 항해하는 요트 같은 만년필, 까렌.

까렌 볼펜과 짝을 맞춰 한 쌍을 사용하는 것도 묘미.



필사한 글은 Mondialito의 Notre echec 가사.


일본의 전설적인 여성 뮤지션이자 끝까지 신비로웠던 모리타 도지의 곡 '보쿠타치노 싯빠이(우리들의 실패)'를 일본의 2인조 프렌치 팝 그룹 몬디알리토가 프렌치로 바꿔 불렀다.


원곡은 나름의 애달픈 느낌이 인상적이며 드라마 고교교사의 장면 장면이 떠올라 좋고, 리메이크 곡은 프랑스에서의 경험 덕에 불어를 굉장히 아름답게 소리 내는 보컬 준코의 목소리가 무척 매력적이라 좋다.


프랑스 만년필과 (일본) 세일러의 잉크.

프렌치 가사와 모리타 도지의 곡.


이런 식으로 나름의 스토리에 따라 펜과 잉크, 쓰는 글(또는 노랫말)을 매칭하는 것도 만년필 수집 및 사용의 재미 중 하나.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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