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나의 것이 되는 펜
입문용 만년필을 추천해 달라는 이가 있을 때 "브랜드마다, 모델마다 느낌이 다 다르고, 같은 모델이라도 취향에 따라 달리 느껴질 부분이 상당하므로 추천은 어렵지만 저는 00으로 시작했습니다."라고 답하곤 했다. 바로 그 00의 주인공인 세일러 스탠다드 우드 14k 철도목.
나뭇결이 보이는 만년필은 악기와 비슷한 느낌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익어갈 것이 기대된다. 오랜 기간 길들여진 모든 만년필이 유니크하겠지만, 특히 나뭇결이 드러나는 만년필은 변화에 보다 민감한 만큼 오롯이 나의 것이 되어갈 것이, 더욱 유니크해질 것이 매력적이다. 악기를 다룰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나무로 만든 제품에는 적합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기후, 덕분에 간혹 악기용 오일이나 로션을 발라주며 관리하는 맛도 있다.
스탠다드 우드 14k 철도목.
특유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좋기로 유명한 세일러의 만년필이며, 14k 금닙이라 만년필 본연의 필기감을 맛볼 수 있고, 몸통이 작고 무게가 가벼워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등 여러모로 훌륭한 만년필.
단종되어 신품 구매를 할 수 없고, 때문에 더 이상 입문용으로 추천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특히 손이 작은 편인 이들의 첫 만년필로 정말 딱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