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맨, 찰스톤

좋음과 최고 사이

by stay gold

워터맨 찰스톤.


사무실 근처 문구점에서 악성 재고 만년필을 원가에 판매하던 때가 있었다. 원가라고 해도 인터넷 최저가보다는 조금 비쌌지만, 한 번씩 들러 아직 판매되지 않고 남아 있는 만년필들 실물을 구경하고, 이따금 한 자루씩 구출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만년필의 사도’가 된 기분으로 구출한 대여섯 자루의 만년필들 중 초반에 구매했던 찰스톤.



몸통도 작고, 닙도 작다. 하지만 작은 몸통은 캡(뚜껑)을 뒤에 꽂아 사용하면 더할 나위 없이 균형 잡힌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작지만 부드러운 닙은 손에 쥔 이의 마음대로 획을 긋기 좋다.



18k 골드 닙의 부드러움과 23k 도금 파츠의 아름다움, 그리고 작은 몸집 덕에 가지고 다니기 편하고 손에 쥐기 부담스럽지 않되 만년필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비즈니스용 휴대 만년필로 훌륭하다.


좋은 만년필과 최고의 만년필 사이 어디 즈음에 있는, 잘 만든 만년필.


국내 정가 30만원 초반대로, 닙과 파츠들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가격도 괜찮은 편. 구할 수 있다면, 한 자루 들여놓기 좋은 펜.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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