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만년필
한글과 영어 모두 얼마 전 미국 대통령이 탐낸 우리 대통령의 펜으로 유명세를 얻은 국산 수제 만년필 브랜드 제나일에서 만든 만년필. 한글은 ef nib, 레오나르도 잉크, 영어 필기체는 f nib, 펠리칸 4001 잉크.
두 자루 모두 오래전 선물 받아 종종 사용 중이다. 만년필에 각인하는 것을 무척 싫어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자루 모두 내 이름이 각인되어 있다. 차라리 선물 받는 내 이름이 아닌 선물하던 자신의 이름이 각인해서 줬으면, 관리하거나 사용하며 더욱 좋았을 것 같아 아쉽다.
유럽의 괜찮은 만년필과 비교하면 1/5 ~ 1/10 수준의 가격이지만 비싼 펜들 사이에 두어도 이 펜이 가장 좋아 보인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해당 브랜드의 만년필 두 자루를 사용해 본 바 썩 좋은 nib이 아니며 검수가 까다롭지 않은 듯하여 입문용으로 적극 추천하지 않지만, 이미 적당한 입문용 만년필을 가지고 있다면 좋은 만년필로 넘어가기 전에 한두 자루 들이는 것도 괜찮을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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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한 글은, 동양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인도의 시성이자, 억압받는 자신의 조국을 위하여 헌신했던 인물이며, 간디에게 '마하트마'라는 호칭을 붙여준 인물이며, 우리에게는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 널리 알려진 타고르의 시 두 편.
사실, 타고르는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했을 정도로 일본에 관심이 있었던 인물. 영국에게 억압받는 인도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이유도 한몫하여, 당시 동아일보 기자께서 일본까지 찾아가 일본으로부터 억압받는 한국에 방문해 주십사 요청했지만 방문 대신 작시하여 선물한 것이 바로 '동방의 등불'이다. 이후 동아일보에 실리게 되어 지금까지 우리에게 사랑받고 있다.
사연을 알게 된 후로는, 그의 방문은 고사하고 코리아를 위해 지은 짧은 시조차 고마워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문에 기고했던 그 상황이 더욱 애처로이 느껴지게 만드는 시이기도 하다.
‘동방의 등불'과 함께 읽으면 좋을, 타고르가 직접 영어로 번역 후 영국에서 출간하여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작품 기탄잘리 중 35번째 시.
한글 번역본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운율이 느껴진다.
“my Father, let my country aw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