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주말 오후 부모님 전화

기원(起源)

by stay gold

토요일 이른 오후에 걸려오는 부모님의 전화는 반가움보다 염려가 앞선다. 어제 안부 전화를 드렸는데 오늘 갑자기 걸려온 전화가 그랬다. 통화 버튼을 터치하고 대화가 시작되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잘 회복되어 이제는 약만 잘 챙겨 드시면 된다지만 작년에 한 번 쓰러지셨던 아버지께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염려되어 마음이 울렁거린다.


다행히 이번에도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지팡이 없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산책하고 오셨다며 아들에게 이 사실을 전해달라 성화이신 아버지를 위한 어머니의 전화였다.


쾌활함이 묻어나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경쾌한 소식을 들으며 신나게 맞장구를 치던 통화가 끝나고, 안도와 함께 생기를 느낀다. 내가 처음 제대로 걷기 시작할 무렵 부모님이 느끼셨던 생기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 깊이는 다를 테지만, 비슷한 결의 감정을 느끼지 않으셨을까. 그런 마음으로 내가 걷는 것을 지켜봐 주셨을 두 분 모습을 상상하니 괜히 뭉클하다.


나는 나, 독립적인 성인.

하지만 동시에, 그리 지켜봐 주셨던 두 분의 결과이기도 하다.


잘 살자.

아니, 좋게 살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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