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살인미수

by stay gold

1. 귀갓길이 20 ~ 30km 이상인 술자리가 있을 때에는 주로 약속 자리 근처 비즈니스호텔 정도를 예약하고 마음 편히 참석했다. 주차비, 대리비, 술 마시면 커지는 씀씀이 탓에 대리기사님께 드리는 택시비 등 비용과 시간과 편의 등을 종합하여 따질 때, 인근 숙소를 잡는 것이 오히려 이익. 잠시나마 여행자가 된 기분을 느끼는 것도 좋았다. 근거리는 가능하면 자차를 이용하지 않지만, 피치 못할 경우에는 대리운전을 이용한다. 기온에 따라 시동 걸고 히터 등을 틀어 놓은 뒤 대리기사님을 기다리는데, 규정을 떠나 다시 옮겨 타기 귀찮은 까닭에 조수석에서 기다린다.


2. 따라서,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적 없다.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질 수 있다면,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이에게 도를 넘은 바위는 아니더라도 적당한 자갈 정도 던질 자격은 있는 셈.


3. 하지만 여기저기서 바위를 던지는 것을 보며, 자갈 던질 생각도 접는다. 뭐, 굳이 나까지 나서서...



음주운전은 살인미수가 아니다. 당연한 얘기다. 살인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거나, 적어도 살인이라는 악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용인한 내심이 있는 경우 살인미수를 따질 수 있을 텐데, 통상의 음주운전자들은 오히려 그 반대일 것. 음주운전으로도 별 탈 없이 귀가할 수 있으리라 믿었을 것. 따라서 음주운전은 당연히 살인미수가 아니다.


어떠한 경우 음주운전의 결과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악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그러므로 모든 음주운전은 살인미수라 말하는 것은 오류. 악결과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그 행위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결정해도 되는 것이라면, 같은 맥락에서 폭행은 물론 댓글 등으로 가해하는 이들 모두를 살인미수범이라 비난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이 일반화되면 결국 남는 것은 내 눈에 들보를 볼 수 없어 ‘나는 모든 방면에서 깨끗함’이라 착각하여 돌 던질 일에 바위를 던지는 깨끗하지 않은 다수의 아귀다툼. 이 낙인을 찍으려 드는 저 낙인찍힌 이들의 난장판.


음주운전을 살인미수라 했던 것은 그 정도로 위험하니 경각심을 갖자는 의미로 제한하여 해석해야지, 정말로 음주운전자를 살인미수범 취급하라는 뜻은 아니다.


음주운전은 음주운전.

그 행위만큼 처벌을 하고, 그 행위만큼 비판하면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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