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해진 권리의 출처를 기억하며
세개무상 회필유리(世皆無常 會必有離)
어린 시절 종종 지나던 신촌 연대 앞은 때때로 아수라장이었다. 간혹 매캐한 연기라도 풍기는 날에는 아예 지날 염두를 내지 못했다. 뉴스에서, 그리고 어떤 어른들의 왁자지껄에서 듣자니 북한을 추종하는 정신 나간 대학생들이 데모라는 것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참 뒤에 알았다.
그 대학생들 덕분에 우리가 직접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고, 갑자기 끌려가 고문받지 않을 수 있게 됐으며,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내키는 대로 비난할 수 있게 된 것임을.
겨우 얻은 그 권리가 처음부터 주어졌던 것처럼 여겨지게 된 후로도 한참의 시간이 지났고, 여러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어도, 이제는 당연한 그 권리를 쟁취하여 물려준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감사까지 모욕할 것은 아니다.
모쪼록 귀국은 하시길 바랐는데, 타지에서 큰 별이 지셨다. 그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을 모욕하는 도를 넘은 발언들을 보며, 소리 소문 없이 끌려가 고문당할 걱정 없이 저런 말까지도 할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가 되는 데 큰 힘을 보태신 고인의 업적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
반드시 찾아오는 이별을 맞이하여, 무상한 세상에 결코 무상하지 않은 족적을 남기신 분을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