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여행

by stay gold

여럿이 하는 여행이 그러하듯 혼자 하는 여행도 다양한 장르(!)가 있다.


누구는 홀로 조용히 내면을 들여다보는 여행을, 누구는 홀로 떠났지만 다른 이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며 그곳에서 여럿이 되는 여행을, 누구는 아쉽지만 홀로인 여행을 두고 ”혼자 하는 여행”이라 말한다. 때문에, 혼자 하는 여행이 어떠한지 묻는 질문에 달린 답변들은 제각각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등을 다녔던 3개월 남짓의 (대체로) 홀로 여행, 후쿠오카, 츠노시마, 유후인, 구마모토 등을 오토바이로 달렸던 홀로 여행, 한동안 매달 짧게는 사나흘, 길게는 열흘 가까이 평온하게 지냈던 제주 홀로 여행, 이외 속초, 군산, 태안 등등 길지 않은 일정의 홀로 오토바이 라이딩 여행을 즐겼던 내가 느낀 “혼자 하는 여행”은, 한 줄로 요약하면 “나와 함께 했던 여행”


오프라인,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타인의 말은 들었으면서 정작 나 자신의 속 깊은 얘기는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구나 깨닫고 경청하는 여행.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나 스스로를 아끼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뭐랄까, 진짜 나를 목격하고, 진짜 나와 친해지는 시간들. 그저 사랑하거나 아끼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이가 빠지고 삐거덕대는 불완전한 나를 만나고, 들어주고, 친숙해지고, 다독이기.


이 묘한 시간이야말로 혼자 하는 여행, 아니, 나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진열을 위한 수식어 속 이런 내가 아니라, 진열하지 않는 진짜 자신을 만나 다독이는 치유의 시간이다. 혼자 하는 여행은.



살아가며 적어도 한 번은, 최대한 긴 시간을 홀로 차분히 여행하는 것을 권유하는 쪽.


백팩에 가벼이 짐을 챙기고 몇 번이고 다시 읽어도 좋을 괜찮은 책 한두 권 챙겨, 열흘이고 보름이고 껍질 속에 숨어있던 알맹이를 차분히 들여다보는 그런 “혼자 하는 여행”을 권유하는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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