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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기

산티아고 순례길 증명서.

by stay gold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일정은 그 길을 모두 걸었다는 증명서를 불태우는 것이었다.

남기지 않으려, 털어내려 걸었던 그 길마저 증명서로 남기고 싶지 않았다.

이력서의 한 줄처럼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증명서를 불태운 것도 벌써 십여 년이 지났다. 증명서는 불태웠지만 ’나는 증명서를 불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십여 년을 함께 했다.

증명서를 태운 것이 무색하게, 증명서와 다를 바 없는 생각이 남았다.


미완.

나는 닿지 못했고, 아직 걷는 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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