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을 떠난 지
시간이 꽤 흘렀다.
직함도 사라지고
결재선도 사라졌지만
하나의 질문은
여전히 내 마음에 남아 있다.
공직의 기준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나는 오랜 시간
그 질문을 붙들고 살아왔다.
청렴이 무엇인지,
책임이 무엇인지,
공직자의 품격이 무엇인지.
그 답을 완전히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공직의 기준은
거창한 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주 작은 선택에서
조용히 시작된다.
멈춰야 할 때 멈추고,
설명해야 할 때 설명하고,
책임을 피하지 않는 것.
그 작은 태도들이
공직의 신뢰를 만들어 간다.
이 글들은
처음부터 책을 쓰기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현장을 떠나면서
내 마음에 남아 있던 질문들을
하나씩 기록한 것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질문들이
다시 공직의 기준을 생각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들을 남겼다.
시대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행정을 바꾸고
AI가 판단을 돕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공직은 결국
사람의 태도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청렴은
스스로 멈추는 기준이고,
공직자의 품격은
그 기준을 끝까지 지키는 태도다.
나는 이제
공직의 자리를 떠나 있지만
이 질문만은 여전히 붙들고 있다.
공직의 기준은
과연 지금도 지켜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