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품격》결과 앞에 서는 태도

by 황희종

공직의 일은 의도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시작했더라도

결과가 남고,

그 결과는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공직의 책임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 앞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나는 공직 생활 동안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의도는 좋았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럴 줄은 몰랐습니다.”

이 말들은 모두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공직의 자리에서 그 말들이 결과를 대신할 수는 없다.


공직자의 품격은 결과가 잘 나왔을 때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더 분명히 드러난다.

결과를 외면하는가

책임을 나누는가

변명으로 상황을 덮으려 하는가

아니면,

결과를 인정하는가

부족함을 설명하는가

다음 선택을 위해 남아 있는가

이 차이가

공직을 신뢰의 제도로 남기기도 하고,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기도 한다.


결과 앞에 선다는 것은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겠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그 결과로부터 도망치지 않겠다는 태도다.


공직자는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늦게까지 설명하고 정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결과를 인정하는 한마디가

조직을 살리는 장면을 보아왔다.

“이 부분은 제 판단이 부족했습니다.”

“여기까지 온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


그 말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조직이 무너지지 않게 했다.

그리고 다음 선택을 가능하게 했다.

공직의 세계에서 결과를 피하는 문화는

반드시 더 큰 실패를 낳는다.


반대로 결과를 직시하는 조직은

실패 속에서도 다음 기준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결과 앞에 서는 태도는

처벌의 문제가 아니라 회복의 출발점이다.

나는 점점 이렇게 믿게 되었다.


공직자의 품격은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무엇을 책임졌는가로 기억된다는 것을.

결과 앞에 설 수 있는 사람만이

다시 선택할 자격을 갖는다.

독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최근,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일 앞에서

어떤 태도로 서 있었습니까?

그 결과를

설명할 수 있었습니까,

아니면

피하고 싶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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