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공식에서 벗어나는 연습
나는 삶을 나의 의지대로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최근 내가 가장 많이 의식하는 부분이다. 나의 결정을 다른 사람의 경험의 바탕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는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누군가의 조언이 없으면 극히 불안해하지는 않는가? 나의 취미,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 지금 하고 있는 선택들이 정말 ‘나’의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에 불과한 걸까?
스마트폰의 발전은 필요 이상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거의 실시간으로 타인의 경험담을 듣거나 읽게 된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물건을 사기 전, 식당을 고르기 전, 심지어는 취미를 정하는 순간까지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먼저 찾아본다. 스스로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겪기보다, 누군가가 검증해 둔 길을 따르는 게 더 효율적이고 안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순탄한 길이 좋은 영향만 주는 것일까? 안전한 길은 편하다. 실패할 확률이 낮아지고,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의 생각과 취향은 다른 사람의 것과 섞여 점점 옅어지게 된다. 서점에만 가도 비슷한 광경을 본다.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가득하다. 행복의 조건과 방법이 조목조목 나열되어 있다. 그런데 각자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 성향이 다른데도 행복의 공식을 누구나 똑같이 따라야 한다니 정말 이상하다. 우리는 어쩌면 그게 ‘중간은 가는 삶’이고, ‘나를 위한 선택’이라고 믿으며 안도하는지도 모른다.
주체적인 삶은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 어떤 순간에 성취감을 느끼는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답을 찾아갈 때 조금씩 ‘내가 사는 삶’에 다가설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실패하거나 먼 길을 돌아가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도 내가 선택한 과정 자체다.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가벼운 일이든 무거운 일이든, 빠른 선택이든 신중한 선택이든, 그 순간마다 나의 가치관에 맞는 길을 고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러면 그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어떤 이유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과정을 돌아보고 피드백할 수 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경험담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 나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내 상황과 맞는지, 나의 가치관에 부합하는지 스스로 따져보는 일이다. “왜?”라는 질문을 습관처럼 던지다 보면, 내 행동의 이유를 이해하게 되고, 결국은 내 안에 숨어 있던 진짜 나를 발견하게 된다.
타인의 영향에서 벗어나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보는 것은 처음에 어색할 수도 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에 몸이 베베 꼬일 수도 있다. 이 선택이 괜찮은 선택인지 누군가를 붙잡고 물어보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선택을 “남들이 하니까”라는 단순한 이유로 따라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때로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삶. 타인과 닮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삶. 그런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 곧 나의 행복에 가까워지는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