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일단 써보고 골라도 되나요?

by 김현지

상반기에는 내 진로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두 가지 일들이 있었다.

하나는 교생실습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마케팅 해커톤 대회였다.


교생실습은 4주간 아이들 옆에서 생활을 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학교 선생님들 업무 중 가장 라이트하고, 아이들의 사랑만 받을 수 있는 달콤한 일들만 했다. 하지만, 이 단물은 몇 번 씹으니 사라졌다.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며 수업 참관만 다녔던 1주 차에 바라봤던 학교와 시간이 지날수록 보이는 선생님들의 과한 업무량, 상상을 초월하는 인성을 가진 아이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체력이 안되어서 집 가자마자 쓰러지기 일쑤였다. 실습 기간 내내 6시에 일어나고 9시에 취침을 했다. 엄청나게 많이 잠자는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렇게 자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예뻤다.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것들을 더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던 이 정도의 행복함을 느끼지 못할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마케팅 해커톤 대회는 2박 3일이었다. 활동 우수자에 한정해서 마케팅 해커톤 대회 진출이 가능했다. 해커톤 대회는 2박 3일 동안 회사 연수원에서 기획안을 만들어내고, PT까지 하는 과정이다. 딱 기업 실무를 체험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까지 많은 공모전을 나갔지만, 이렇게 사람들과 대면으로 하루 종일 회의를 진행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밥 먹고 이 닦는 시간이 유일한 자유시간이었다. 그 외의 시간은 회의실에 박혀있었고, 회의실 이용시간이 끝나면 방으로 달려가 새벽 4시까지 과제들을 수행해 나갔다. 첫 대면 회의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마케팅 관련 경험을 쌓아왔다고 생각했지만 관련 전공자는 아니기에 기가 죽었다. 나 빼고 관련 전공자들이라 처음 회의를 진행하면서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2박 3일은 나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주었다. 무언의 원동력이랄까. 태어나서 이 정도로 무언가에 몰두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는 팀원들 모두가 동의했다. 하루 종일, 정말 밥만 먹고 밤을 새워가면서 집중한 건 처음이었다. 잠도 못 자고, 한정된 시간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엄청났지만,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는 듯한 진행 과정은 쾌감이 느껴졌다.

어떤 일을 할 때 이렇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교사와 마케터, 두 진로를 빼놓으면 내 대학생활의 절반이 날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운 좋게 두 번의 관련 경험을 할 수 있었다.

2학기 때는 이 경험들을 참고해서 열심히 취준을 하려고 한다.

마지막 학기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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