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해체된 펜을 조립하는 법 – 퀘스트: 침묵의 관찰자
상담실의 공기는 평소보다 무거웠다.
민준 씨가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부터, 그의 머리 위에는 이미 거대한 로딩 바가 돌아가고 있었다.
1부에서 상영된 그 화려한 심리적 재난 드라마의 감독판이 오늘도 재개봉된 모양이었다.
그는 자리에 앉으며 주머니에서 조립되지 못한 펜의 파편들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마치 자신의 부서진 마음을 AS 맡기러 온 고객 같았다.
구성품은 본체, 스프링, 뚜껑, 그리고 자존감의 잔해였다.
나는 그의 머리맡에 뜬 상태창을 훑었다.
여전히 노이즈가 심했지만, 일부 스탯은 또렷했다.
[상태창: 임상적 데이터 분석]
불안도: 92% (Grade S)
자존감: 15% (Grade F)
고유 특성: [패시브: 과잉 수정의 늪]
시스템 경고: [경고: 에너지 고갈 임박 - 휴식이 아닌 정지가 필요함]
자존감 15%는 휴대폰 배터리 1%보다 위험하다. 배터리는 꺼지면 충전이라도 되지만
자존감은 충전기가 사람이다.
민준 씨의 시선은 테이블 위 펜 스프링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그것을 만지작거릴 준비를 마친 듯 떨리고 있었다.
이 떨림은 카페인이 아니라 존재감 과부하에서 온다.
"선생님, 제가 어제 소개팅 끝나고 집에 가서 한 숨도 못 잤어요."
그가 입을 여는 순간 상태창의 해석 과잉 수치가 폭주했다.
그는 물을 몇 번 마셨는지, 웃을 때 입꼬리 각도가 몇 도였는지, 상대가 고개를 끄덕인 횟수가 호감인지 습관인지까지 분석했다. 이 정도면 연애가 아니라 실험 실패 보고서다.
진단: 왜 그는 펜을 분해해야만 했나, 나는 그의 비언어적 신호를 분석했다.
그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내 눈을 피하고 자신의 손끝을 확인했다. 전형적인 동결 반응의 변형이다.
야생 동물이 포식자 앞에서 죽은 척하듯 그는 사회적 상황 앞에서 펜을 분해하며 자신의 존재를 배경 처리한다.
"민준 씨, 펜을 분해할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스프링을 꾹 눌렀다 놓으며 말했다.
"그냥… 이거라도 하고 있으면 제가 여기 없는 것 같아서 안심이 돼요. 사람들의 시선이 저를 통과해서 이 펜으로 가는 느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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