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비난과 수치심의 심리
지훈의 책상 위에는 지난달 ‘핵심 인재’로 선정되며 받은 크리스탈 상패가 놓여 있었다. 오후의 햇살이 투명한 상패를 스치며 반짝였다. 누군가에겐 성취의 증표였겠지만, 지훈에게 그것은 심문등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의 칭찬이 들릴수록, 그의 내면에서는 언제나 같은 목소리가 고막을 긁었다.
“속이고 있는 거야. 넌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잖아.”
지훈에게 유능함은 기쁨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사회에서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 매번 갱신해야 하는 생존 자격증에 가까웠다. 어린 시절, 사소한 실수조차 낙인이 되던 환경 속에서 그는 배웠다. 잘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규칙을. 그 결과 성취는 축제가 아니라, 잠시 수치심을 마비시키는 진통제가 되었다.
하지만 약효는 짧았다. 프로젝트를 성공시켜도 안도감은 금세 사라졌고, 그 자리를 채우는 결론은 늘 같았다.
“이번엔 운이 좋았을 뿐이야. 다음엔 반드시 들통날 거야.”
지하철 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볼 때면, 그 유리 너머에는 여전히 여덟 살 옥상 난간 위에서 떨고 있는 아이의 눈동자가 겹쳐 보였다. 지훈이 견디는 고통의 핵심은 죄책감이 아니라 수치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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