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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부장 Oct 27. 2024

학년교육과정(1)

부장에게 허락된 가장 소중한 무기

  학년교육과정 제출일은 교육과정 설명회(총회) 전으로 이미 정해져 있을 테고, 설명회 전까지 학년교육과정을 제출하는 것이 입학 이후 최우선 목표다. 교육과정 재구성이니 교육철학을 교육과정에 담겠다는 생각은 접어두고, 일단 마감일에 맞추어 제출하는 게 일차 목표다. 한국의 교육과정 계획서는 각종 사건, 사고, 민원으로부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비 위주의 면피용 문서라는 것을 유념하고, 학년부장은 빈틈없이 그 수비 계획을 작성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심신이 지치지 않는다.     


  교육과정 계획서는 학교 내부구성원 중 결재선상에 있는 사람들 이외에는 읽을 일이 없는 문서다. 교사의 교육철학과 양심에 따른 계획서라기보다는 외부의 시선, 특히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빠져나가기 위한 방패막이로 쓰일 면피성 내용들로 가득해 작성하면서 밀려 올 회의감을 각오해야 한다. 1학기 약 20주 분의 주간학습안내 중 3월 첫 주 주간학습안내만 일단 만들어 본다는 마음으로 교무부장한테 받은 학년 과목별 시수를 교육과정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적용되었는데, 교육과정이 바뀌면 특정 시기에 과목 배치를 어떻게 하라는 제약조건이 있다. 개정 교육과정 적용 첫 학기는 작년 교육과정도 참고할 수 없으므로 학기 시작 전 연수에도 참여해야 한다. 다른 학년부장에게는 없는 수고가 더해지므로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되는 학년부장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교육과정 변경되는 첫 해에는 학년부장을 맡지 않기를 추천하지만 이미 맡았다면 이왕 맡았으니 내가 1년짜리 교육과정 판을 깐다는 정신승리도 필요하다. 

  

  개정 1학년 교육과정에서는 1학년 3월 한 달간 한글놀이 34차시, 학교 적응과정 34차시를 배정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문제는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통합교과와 입학초기 적응교재에서 중복되는 내용이 교통정리가 안 되었고, 학기 초 교육과정 내용까지 자세히 들여보지 않고 주간학습안내를 만든 초기 주간학습안내에서는 지난주에 배운 내용이 이번주에 또 등장하기도 했다.     


  게다가 교육과정 프로그램 회사가 영세 회사다 보니 개편된 지역별 교재의 목차와 차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 수동으로 차시 내용을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약 2-3주 정도면 입학초기적응활동 교재가 끝나기 때문에 차시 내용과 쪽수를 수동으로 바꿔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당 회사는 물론 입학초기 교재를 개발하는 교육청 담당자한테도 이 문제를 제보했기에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년 차 이후에는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외부 강사 수업은 해당일, 해당 차시에만 개별적으로 고정 

  전일 행사일을 확인해 교육과정프로그램 행사일에 반영한다. 전일 행사가 아닌 외부강사 수업을 행사로 잡으면 과목별 진도표에서 행사일이 너무 많아지고, 나중에 일정이 변경이 되었을 때 행사일 설정을 해지하고 재반영해야 해서 번거롭다. 대신 외부강사 수업은 과목별 진도표에서 해당 수업일(차시)에 개별적으로 고정시키는 게 융통성 있게 일정 변경하기 좋다.     


  1학기 방학일에는 4교시-식사-귀가하는 일정으로 설정하고, 2학기 종업일에만 1교시 후 곧바로 귀가하는 것으로 설정하면 교육과정 프로그램이 나머지 수업일수 안에 미리 입력한 과목 시수에 맞춰 자동으로 과목을 배치한다. 교육청에서 사전 안내한 제약 조건이 있다면 그 기간만큼은 수동으로 입력하고, 그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을 설정해 자동 배열한다. 곧바로 과목별 진도표 메뉴로 넘어가 학기별 방학일까지 모든 교과 진도가 끝나는지 확인한다. 수업일수가 부족하면 차시 내용을 통합해야 하고, 수업일수가 남으면 수업 내용을 늘리거나 추가 수업 내용을 입력한다.     


기초 시간표는 매주 반복되는 차시에 초점을 두고,
비반복 교과는 (나이스에는) 공백과 함께 입력 

  작년 기초 시간표를 불러와 입력해 두면 과목들 배치 순서와 비슷하게 연간시수표가 입력된다. 국어, 수학 같은 주지 교과는 머리가 맑은 1-2교시, 활동적인 수업이나 창체활동은 3교시 이후로 기초시간표를 배치하면 학생들 생체리듬과 어울린다. 교육과정 프로그램(주간학습안내가 보이는 창)에서 기초 시간표와 최대한 비슷하게 배치해야 과목 이동을 최소화해 매주 루틴대로 수업하기도 편하고, 나중에 나이스에 입력하기도 좋다.   


  행사 일정은 교무부장, 외부강사 일정은 연구부장이나 문화예술 담당자로부터 전달된다. 웹캘린더 공유로 전달되면 좋겠지만 한글파일, 이미지 파일 여러 가지 형태로 오기 때문에 전달 받는대로 인쇄해서 L자 파일에 모아두고 필요할 때 살펴보기를 추천한다. 중요 쪽지 내용은 캡처(ctrl+shift+s)해서 업무폴더에 정리해 두었고,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쪽지는 보관함으로 한 번 더 옮겨두었다.


외부강의나 행사는 공유캘린더에 기록

  외부강의나 작은 행사는 공유캘린더에 입력하는 게 수정하기도 편리하고, 학년 선생님들이 수시로 들어가 확인하기도 편리하다. 단 혼자 직관적으로 찾아보기에는 수첩만 한 게 없으므로 교육과정에 반영할 외부 일정이 접수되면 수첩 하나를 정해 1차 입력을 마치고, 학기(학년도) 별 일정이 정리되면 공유 달력에 옮기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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