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좋았다 말았다 한다.

by 오자유

삶은 좋았다, 말았다 한다.

그래도 대개는 좋은 날들이다.


애틋한 이들의 말이 귓전에 둥둥거린다.

영화장면처럼 코너를 돌아가며 남긴 수민의 마지막 말이나

듣자마자 잊어버릴세라 멋없이 아이폰 메모장을 켜들어 적어 내린 유현의 말.

나의 말도 그네들의 단어들처럼 어디에 가 닿아 누구를 살게 하고 있으려나.


라흐헤스트를 두 번 보았고 퉁퉁 불어 터진 눈으로 나와 여러 가지 결심을 했다.

그중 하나는 다시 글을 쓰리라는 것이고. 또 중 하나는 기회 있을 때 나의 마음을 아낌없이 부어보리라는 것.


그러나 다 쏟을 마음을 가지고도 때로 한두 걸음 물러있으란 요령도 삶은 내게 준다.


잘살아야지.

그것이 무언지 차마 몰라도 계속 좇고

그런 나의 분투를 스스로 기특하고 고귀하게 여기려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이 쌓인 내 얼굴빛을

내가 가장 소중해하고 어여뻐한다.

(영 멋쩍어도 일부러 더욱 현재형인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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