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려다 글에 대해 생각이 나 쓰는 글

by 오자유

그럴듯한 글을 쓰면 그럴듯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오래 숙고한 마음을 근사한 단어로 끄집어내면 내가 덩달아 근사한 사람인듯이.


계속 써내고 솜씨도 나아져갈 때

동시에 차차 알게된 것이 있다.


내 글의 모양이 예쁜 것이 내 삶의 내용이 예뻐지는 일에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

말을 지어내기는 쉽다.

말대로 살아내기는 어렵다.


계속해서 쓰되 거짓없이 쓰자.

그러면 거기서부터 좋은 일이 시작될 수 있다.


감상에 적확한 이름을 붙여주고, 다시 사유하고,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은만큼의 부사와 형용사를 찾는다.


그렇게 내 마음을 꼼꼼히 보는 시간이,

그저 뭐든 쓰고 싶어 시작한 일이 나를 더 낫게 만들고 있다.


글만 가꾸지 않고

글로 노래로 나를 가꾸고 싶다


2018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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