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꼬스토리
오베라는 남자 책을 읽었을 때,
바로 떠올랐던 인물이 있었다.
바로 우리 할머니다.
겉보기로는 알 수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할머니들의 교복 같은 패션에 뽀글 머리로 다니는
전형적인 할머니다.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늘 쓰고 싶었다.
왜냐하면 우리 할머니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그 당시의 여자들처럼
온갖 고생을 하고 살았다.
바깥일도 하고 집안일도 했다.
그래서 성격이 특이해졌다고 생각한다.
할머니 스토리를 다 적으면 한도 끝도 없는데
그중 가장 크게 기억에 남았던 것은
안양 남부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친구들과 했는데
대박이 터져서 돈을 다 세지도 못 할 만큼 벌었었다는 것.
그래서 우리 할머니는 돈을 소중히 쓰는 법을
잊고 사셨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오늘 주제로 넘어가면
어느 날, 할머니가 조용히 부르시더니
어느 한 고양이를 손으로 가리키며 하셨던 이야기가 있다.
"가만히 봐봐. 저 고양이 욕한다."
????????????
무슨 말이지?
고양이가 욕을 한다니...
어이가 없어서 한 귀로 대충 흘려듣고 지나가려는데
할머니는 진지했다.
"자세히 봐봐. 진짜 욕한다니까 얘가 안 믿네?"
..........
그래서 그날부터 나는 그, 예쁜 노랑과 주황의 중간빛을 가진 고양이를 강제로 관찰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고양이랑 눈이 딱 마주쳤는데
ㅆㅂㅅㅂㅆㅂㅅㅂ라고 하는듯한 그 입모양을 발견했다.
!!!!!!!!
세상에 진짜 욕하나??? 저 표정이며 입모양이며....
우리 가족은 원래 관찰을 상당히 즐기기 때문에
별 걸 다 보긴 하지만
욕하는 고양이 스토리는 어디에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아마 tv동물농장이나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도
증거가 없으니 방송을 못 할 터였다.
그래서 나는 그 고양이에게
욕(하는) 고(양이), 욕 고, 요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할머니와만 공유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예쁜 털을 가진 고양이들을 볼 때마다
욕고야~~~라고 불렀다^^
마치 아는 고양이인양... 모르는 사람이 보면 주인인 것처럼
그런데
그 고양이는 진짜 욕을 한 걸까?
할머니한테 왜 고양이한테 욕먹을 행동을 하셨냐고
할머니가 뭐 잘못한 거 아니냐고 까불었었는데
늘 그렇듯 진실은 저 너머에...
지금 요양원에 계시는 우리 할머니의 기억에
욕고가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그때가 그리워져 내 기억이 지워지기 전에
글을 남겨본다.
어제인가?
욕고를 본 것도 같은데
그 고양이는 욕고의 손녀 일려나^^
세상은 그렇게 또 굴러가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