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필요한 일인가를 점검하자
지금도 가끔씩 서로 안부를 묻는 이전 미얀마 동료가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미얀마 현지에서 업무를 하면서 공적인 일은 물론 사적인 일까지 살뜰히 챙겨주던 고마운 그녀에게, 갑작스러운 발령에 밥 한 끼 대접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아직 미얀마에 있는 친구에게 대신하여 점심 한 끼를 부탁했고, 식사가 끝난 직후 보내온 감사 인사였다.
미얀마 현지 법인 파견 당시 회사가 한국계 금융기업으로 급여나 처우 수준이 현지 평균 대비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평균 월급이 채 30만 원을 넘지 않았고, 노동의 질은 임금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 직원들과 회사 수익을 위해 전진하는 일은 매 순간이 위기이고 도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우리 팀에서 거의 유일하게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팀원이었고, 그녀의 도움으로 많은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한때는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며 높은 급여를 벌었으나 가족이 그리워 귀국했다는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내전으로 고향 집에 갈 수가 없다고 했다.
그동안 금융계에서 근 20년을 근무하면서 쌓은 미천한 경험이었지만(실제로 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의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과 해결 능력은 그녀에게는 좋은 교보재가 된 듯했고, 그녀는 빠른 속도로 자신의 것으로 체득화했으며, 그런 그녀의 성장에서 나는 리더의 영향력의 힘이 크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고, 나는 그녀와 또 다른 동료들 덕분에 내가 조금은 영향력이 있을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각성했다.
조금은 쑥스럽지만 '당신이 나의 멘토입니다'라는 그녀의 감사한 메시지에 나는 다시 한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세상에 필요한 일인가를 진지하게 점검하고, 좀더 겸손할 것을 오늘 또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