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1128

바른 경청의 태도는 금전적 이로움으로까지 이어진다

by 미스터Bit

일의 성과에 있어 흔히 농사에 비유를 많이 한다. 예전에는 그저 하나의 비유적 표현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인생의 계절 중 늦여름쯤 사는 나이가 되다 보니 농사라는 비유가 심오하게 다가온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반기 평가를 하는 금융업의 특성상 연말이 다가올수록 그간 지었던 농사의 질에 따라 결실의 대우가 다른 것은 자명한데, 보통 사람들은 생각보다 씨앗을 뿌리지 않은 곳에서조차 곡식이 자라길 바라고, 내가 담고 있는 조직의 사람들도 그 보통 사람의 범주 안에 대부분 머물러 있다.


한마디로 그간 뿌린 씨앗이 적어 결실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쯤 되니 누가 한 달 만에 수확이 가능한 슈퍼 씨앗이라도 대신 심어주기를 바라고, 그 슈퍼 씨앗을 심는 주인공은 조직에서 소위 유능한 직원으로 분류된다.


속성으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체질상 맞지 않고, 늦은 합류로 지금 조직에서의 결실에 지분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노예 근성 때문인지 나도 슈퍼 씨앗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요즘이고, 어제도 참 많은 제안서로 전화를 돌렸다.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알기 어려운 낮은 조달 루트를 추스려 분석하고, 거기에 꼭 맞는 기업을 찾아내는 일은 보통 전문적인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요즘 이런 작업을 통해 꾸준히 하루에 서너 군데 기업에 자금 조달을 2.5%로 받아 가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 단언컨데 우리 회사에서도 천명에 한명정도만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나 싶다.


나의 목표는 이 제안으로 기업이 최소 2천만 원 이상의 조달 코스트를 감소시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제안을 전화로 받는 기업들은 대부분 나를 보이스피싱 잡범 정도로 취급하기가 일반적이고, 어제도 결실 없는 세 통의 전화 후, 문득 예전 아파트 분양권을 사기 위해 부동산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재건축 분양 시장의 룰을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는, 이전의 부동산 투자를 통해 약간의 돈을 번 경험 때문에 나는 우쭐해 있었고, 찾아간 부동산 사장님보다 내가 부동산을 더 잘 안다는 자만감이 더해져,


결과적으로 2주 만에 5천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거래를,
그것도 천운으로 간신히 해야만 했다.


부동산 사장님의 경험과 노하우를 경청하지 않은 대가로 거액의 비용과 속상함으로 며칠 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이자까지 치르고 나서야, 나는 경청이 금전적 이익도 가져온다는 지혜를 그제서야 배웠다.


아마 나는 조만간 나의 돈이 되는 제안을 경청해주는 기업을 만날 것이고, 높은 가능성은 좋은 성적이 간절한 동료들을 위해 부족한 실적을 메꿔낼 것이다. 자신감의 이유는 그간 스무 군데 정도의 기업에 같은 제안을 꾸준히 해왔고, 이 제안의 가치를 발견할 기업이 확률적으로 나타날 때가 되었다는 것에 확신이 있어서 이다.


그것이 내가 아는 정직한 농사이고, 건강한 씨앗의 결과이며, 삶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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