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반드시 각자의 전성기는 찾아온다
나의 전성기 시작을 꼽으라면, 미얀마에 가기 직전 명동에서 근무했던 2022년이 시작이었고, 그 이후 현재까지도 전성기는 진행형이다. 그 전성기의 시작을 함께했던 옛 동료 선후배가 고맙게도 나의 근무지로 일부러 찾아와 점심을 함께했다.
업무 지능이 매우 높아 독심술을 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의 마음을 잘읽어내던 나의 전 팀원이자 후배 동료는, 더 행복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사직서를 내고 제주살이를 하고 있는데, 내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 주위에서 유일하게 행복 지수가 나보다 높은 지인으로 꼽는 이다.
그 행복으로도 모자랐는지 현재는 늦둥이 둘째를 품어 만삭이 된 배만큼 더 커진 행복한 안색으로 나를 방문했다. 내가 유일하게, 내가 아는 모든 업무 지식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 주고 싶던 유능한 후배였는데, 그녀는 일말의 고민 없이 회사를 떠났고, 그 점이 지금 생각해도 많이 아쉽다.
그리고 항상 내가 최고라고 나를 치켜세워주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이자 형님은, 내가 아는 사람 중 세상에서 가장 그윽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전성기라는 결실의 반대급부로 지독하게 도전적인 상황들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선배는 어려움의 깊숙한 한가운데로 주저 없이 뛰어들어 나를 대신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단 한 톨의 과장 없이 정말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확실히 들떠 있었다. 맥주 한잔이면 테이블에 앉은 채 커다란 눈망울을 간신히 치켜뜨며 졸음을 참아내던, 끔찍하게 소박한 주량의 선배를 꾀어, 우리 셋이 이렇게 맥주잔을 맞댈 일이 앞으로 살면서 스무 번은 절대 못 채울 거라며 퇴근길에 갈등하던 후배 팀원의 발길을 또한 집 대신 술집으로 돌려세웠고, 우리는 그렇게 한 열 번쯤 우리의 시간을 채웠다.
늘 그렇듯이 지나고 보니 우리에게는 서로를 배려하는 쾌활한 마음과 인색하지 않은 인격의 그릇, 그리고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꼭 알맞은 크기의 사람에 대한 애정이 꽤 닮아 있었고, 처음부터 잘 어우러질 운명이었던 것 같다.
친절하게도 삶은 누구에게나 각자의 전성기를 틀림없이 갖게 해주는데, 어떤 이는 알아채는 반면, 어떤 이는 전성기 한가운데를 살고 있어도 모른다. 다행히 나는 현명한 이들을 곁에 두고 있는 덕분에 어떤 전성기를 살고 있는지 온전하게 느끼고 있고, 과분한 행운에 감사해하며, 이들과 더 많은 최고의 순간을 함께 향유할 것이다.
P.S 어제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