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1130

기록은 삶을 목표까지 달리게 만드는 마법이다.

by 미스터Bit

생애 처음으로 혼자 쉼 없이 정확히 10km를 달렸다. 지난번 달린 이후로 2주간 무릎을 쉬어 준 덕에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고, 포근해진 날씨의 응원에 힘입어 일요일 이른 아침을 달리기로 시작하자고 결심했는데, 예상외로 기대 이상의 결과로 달리기를 마쳤다.

아직 성치 않은 무릎 컨디션 때문에 처음부터 10km를 달릴 결심을 하지는 않았고, 몸이 허락하는 만큼만 달려보자는 생각이었다. 사실 요즘은 5km만 달릴 수 있어도 만족스러운 무릎 상태였다.

무릎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거라며, 수차례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친구가 준 기능성 러닝화를 신고, 일부러 우레탄 길을 선택한 전략 덕분에 무릎이 한결 가벼웠는데, 3km 구간에서 한차례 고비가 왔으나 5km만 채워보자는 단기 결심으로 고비를 극복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무릎이 멀쩡해졌다. 5km 지점 반환점을 돌았을 때 속으로 나는 오늘 생애 처음으로 혼자 쉼 없이 완주하겠구나 생각했다.

몸의 컨디션과 날씨, 그리고 기능성 러닝화와 우레탄 코스 등 오늘 내가 이룩한 업적을 도운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나는 일등 공신을 단연코 스마트 워치에서 알려주는 구간 기록 정보에 대한 음성 안내로 꼽는다.

처음 1km 구간은 6'12"(6분 12초)로 시작을 했으나 4km 구간에서는 6'50"까지 떨어졌고, 무릎 통증이 멎은 7, 8km 구간에서는 다시 6'21"까지 페이스가 올라왔다가, 마지막 10km 구간은 6'05"로 마쳤다. 짧은 달리기의 역사이고 베테랑 러너들과 비교하면 자랑할 만한 기록은 아니지만, 나는 기록에 큰 관심은 없고 오로지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잘 달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오늘의 기록은 스스로에게 꽤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더 고무적인 사실은 달리기를 마친 이후에도 무릎 통증이 심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매 구간을 기록해준 스마트 워치의 감사한 도움 덕분에, 오늘 생애 최고의 달리기 순간을 맞을 수가 있던 것이다. 기록의 마법이 비단 달리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삶의 매 순간을 기록하며 현재의 나를 확인하고, 우리가 가고 싶은 미래의 목표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동기와 큰 에너지를, 기록이라는 작은 행위를 통해 공급받는다. 내가 이 글들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기록은 삶을 목표까지 달리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기록이 습관화된 사람들을 깊이 신뢰하는 편인데, 이제 내 글에 익숙한 이들은 쉽게 짐작하듯이, 보통의 대부분의 우리는 절대 기록하지 않는다. 나는 본사나 본부 회의, 외부 미팅을 다녀오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회의나 미팅의 요점을 기록하여 동료들과 공유하는데, 동료들의 피드백이 전혀 없는 점과 나 외에 이런 기록의 공유를 하는 이가 전혀 없는 것을 보면, 나는 역시 약간은 이상한 사람으로 동료들에게 보여질 수 있다고 가정한다.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와는 관계없이, 아무튼 나는 내가 아끼는 모든 이들이, 그들의 역사를 매일 기록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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