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1202

작은 단서가 때로는 큰 직관이 된다

by 미스터Bit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관찰'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주의 깊게 살피고 의미를 파악하는 활동’을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관찰을 좋아하고, 나무 또는 풀과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나의 '관찰의 힘'은 더욱 또렷해졌다. 그래서 어머니는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고 예부터 강조하셨나 보다.


아침 출근길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식당이 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배경과 장면은 완전히 정지해 있고, 특정 인물만 움직이는 장면들이 연출되곤 하는데 이 가게가 나에게 마치 그렇게 보였다. 모든 상점들이 잠들어 있는 조금 이른 아침, 이 가게는 언제나 문이 밖으로 활짝 열려 있었고, 그 안에서는 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주인이자 메인 셰프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아마 장사를 준비하고 있는 듯 보였다.


사실 가게는 굉장히 작고, 메뉴는 육개장과 비빔국수 그리고 계절 메뉴 만둣국으로 다소 생소한 조합이면서 단출했다. 네이버로 가게 상호를 검색해도 그 흔한 블로그 글 한 편이 없는데다가, 이곳에서 오래 근무한 동료들에게 물어도 아무도 아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근 4개월간 아침 출근길 장면에서 이 가게는 늘 한결같이 문이 밖으로 열려 있었고, 주인장은 바빴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음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생기 있게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주인이 운영하는 가게 음식의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이쯤 되면 90% 이상의 확률로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잘 관찰하다 보면 생각보다 작은 단서들로 큰 직관을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관찰의 힘이다.


드디어 맛본 이 가게의 음식은 고마울 정도로 정성스럽고 맛있었다. 바쁘게 훑으면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는 주인장의 숨은 노력들이, 예리하게 보면 보물찾기처럼 곳곳에서 보였다. 정갈한 놋그릇과 접시들, 단정한 수저 세트 그리고 소박하지만 주인의 고집이 엿보이는 밑반찬들이 그랬고, 특히 물로 씻은 김치로 속을 다져야만 날 수 있는 바로 그 수제 김치만두의 맛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았다. 점심 장사를 하는 단출한 식당이 아침부터 왜 그리 요란하게 바빴는지 알 수 있게 되는 대목이었다.


삶에는 정성을 가지고 일부러 보려고 노력해야만 보이는 아름다움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작은 단서들을 하나하나 쫓다 보면 막다른 골목에서 생각지도 못한 직관이라는 큰 행운을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다. 오늘 우리가 관찰로 꼭 그 단서를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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