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1231

모두 우리가 애써 노력한 덕분이다

by 미스터Bit

오늘은 2025년의 진짜 마지막 날이다. 오늘 아침과 똑같은 태양은 내일도 모레도 어김없이 뜰 테고, 새해가 된다고 달라지는 것이 딱히 없음에도 2025년을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왠지 서글프다. 그만큼 나에게 애정 있는 한해였나 보다.

2025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인생 후반전을 알리는 휘슬이 울린 한 해'라고 표현하고 싶다. 만약 시간이 흘러 내 삶이 시기별로 구분 지어 보이기 시작할 때면, 나는 아마 올해를 변화의 변곡점으로 기억할 것 같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보이지는 않는 무언가가 내면에서 꿈틀거리며 역동적으로 태동하는 게 느껴진다. 그것이 무엇인지 벌써 궁금해진다.

나의 아이들도 아이의 티를 벗고 제법 청소년의 테를 갖게 된 기념비적 한 해였다. 한 달에 1~2cm 커가는 키만큼 내면의 키도 부쩍 자란 것 같아 보인다. 아직도 새싹처럼 여리게만 보이는 녀석들이, 큰 변화에 적응하느라 본인들도 어려웠을 텐데, 이제 엄마와 아빠의 어려움을 토닥여주는 마음을 키워낸 것이 여간 대견하고 감동적이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을 새싹에서 푸른 나무로 자라게 도와준 자연의 섭리가 새삼 경이롭다.

지인들의 시간도 내 것만큼 빠르게 흐른 모양이다. 가까운 지인은 자격증을 취득해 전혀 다른 업을 새로 시작했고, 친한 선배는 유럽 주재원을 목표로 부서를 새로 옮겨 밤낮없이 일하며, 한 친구는 국가의 명으로 타국으로 살며 임무 수행 중이다.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한 선배, 늦둥이 둘째를 잉태한 후배, 주식 투자의 촉을 다시 점검 중인 친구, 육아휴직 중인 후배, 명예 회복을 준비하는 친구, 새로운 공부에 도전한 아내 등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풍성하게 한 해를 살아내는 것을 옆에서 목격했다.

용감한 이들과 어울리며 열정적으로 살아낸 한 해의 마지막 날에 무탈하게 서로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우연이 아닌, 이는 모두 우리가 애써 노력한 덕분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를 끝낼 때 혹은 어떤 일을 마감할 때 타인에게는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와 같은 살갑고 친절한 인사를 건네지만, 본인 스스로에게는 좀처럼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지 않는다.

녹록지 않은 매일의 365일을 잘 살아낸 우리 스스로에게도 오늘은 꼭 수고했다는 한마디를 건네고 새해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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