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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Nov 11. 2016

제1장 가수가 되다

응답하라 1998


어릴 적 나는 키 작고 공부도 못하고, 잘하는 거라고는 뛰어 노는 일 밖에 없었던 아이였다. 

공부 잘하고 착한 형과 누나가 있었기에 막내였던 나는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았던지 TV 속 마이클 잭슨이 <Beat It>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는 반짝반짝 빛나는 옷을 입고 화려한 춤을 추는 가수가 되고 싶어 춤을 추다가, 지나가는 군인을 보고는 군인이 되고 싶어 나무 작대기를 총처럼 메고 다니곤 했다. 


그런 내가 음악을, 노래를 사랑하게 된 것은 모두 우리 형 덕분이다. 

그 시절 형은 선생님이 성악가를 권할 정도로 타고난 목소리가 좋고 노래도 굉장히 잘했었다. 

늘 LP로 음악을 듣던 형 덕분에 나도 좋은 음악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 


가끔 형이 노래를 부를 때면 어설프게 형을 따라 하곤 했는데, 형은 그런 나를 보며 언제나 칭찬을 해주었다. 

형이 칭찬을 해주는 날이면 꿈속에서도 행복했었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나의 즐거움, 행복이 되었다. 

내 인생 최초의 음악 선생님은 바로 우리 형이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된 나는 노래 잘하는 아이로 유명해져 있었다. 

우리 학교 축제 뿐 아니라 다른 학교 축제나 행사에도 초대받아 노래를 부르곤 했으니,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했었고 자신감은 하늘을 마구 찔러댔다. 

내게 음악 그 이외의 것은 아무 것도 중요치 않았다. 


‘공부하러’ 학교에 가는 게 싫어 친구들을 ‘만나러’ 학교에 ‘놀러’ 가거나 오전 내내 집에서 자다가 ‘점심을 먹으러’ 학교에 가곤 했었다. 

오죽하면 선생님이 ‘혁건이 왔냐? 그럼 다 왔네’ 하며 허허. 웃곤 하셨다.

물론 웃음만으로 끝나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선생님들과 그 시절 이야기를 할 때면 선생님뿐 아니라 나도 함께 허허 웃곤 한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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