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뮤직 페스티벌 대상
그렇게 예선전을 치르게 되었고 어찌됐든 우리는,
‘더 크로스’는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모았고 연습을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들어봐라’ 오기와 패기 넘치던 스무 살이 떠오른다.
락밴드 B612의 <나만의 그대 모습>을 불러 본선을 통과했다.
‘노래만 부르고 돌아온다.’던 첫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고 싶다.’로 변하더니 점점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결선 때는 우리가 만든 창작곡 <Fly 2 you>를 불렀는데 떨려서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로커가 아닌가.
자존심을 지켜야지!
떨리지 않은 척 고음을 더 내질렀다.
“와아!!”
응?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짜릿한 쾌감이 들었다.
나는 더 신이 나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결과는… 대상… 대상? 응? 대상?!? 우리의 이름이 호명되자 심장이 놀라 멈출 뻔 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로커가 아닌가.
자존심을 지켜야지!
덤덤한 척 무대로 향했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이런 걸까.
사실, 그 날은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
상을 탄 것도 기뻤지만 공식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 시하한테 고맙기도 하고 외로웠던 어느 날이 떠오르기도 하고, 복잡 미묘한 기분이었다.
분명한 건 이 대회가 아니었다면 가수 김혁건은 없었을 거라는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대상으로 뽑아주신 분들과 ‘더 크로스’를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시하에게도.
친구가 몰래 냈었던 대회 신청서는 그렇게 행운의 신청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