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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Dec 11. 2016

제1장 가수가 되다

Mnet 뮤직 페스티벌 대상

그렇게 예선전을 치르게 되었고 어찌됐든 우리는, 

‘더 크로스’는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모았고 연습을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들어봐라’ 오기와 패기 넘치던 스무 살이 떠오른다. 

락밴드 B612의 <나만의 그대 모습>을 불러 본선을 통과했다. 

‘노래만 부르고 돌아온다.’던 첫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고 싶다.’로 변하더니 점점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결선 때는 우리가 만든 창작곡 <Fly 2 you>를 불렀는데 떨려서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로커가 아닌가. 

자존심을 지켜야지! 

떨리지 않은 척 고음을 더 내질렀다.      

“와아!!”     

응?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짜릿한 쾌감이 들었다. 

나는 더 신이 나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결과는… 대상… 대상? 응? 대상?!? 우리의 이름이 호명되자 심장이 놀라 멈출 뻔 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로커가 아닌가. 

자존심을 지켜야지! 

덤덤한 척 무대로 향했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이런 걸까. 

사실, 그 날은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 

상을 탄 것도 기뻤지만 공식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 시하한테 고맙기도 하고 외로웠던 어느 날이 떠오르기도 하고, 복잡 미묘한 기분이었다.


분명한 건 이 대회가 아니었다면 가수 김혁건은 없었을 거라는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대상으로 뽑아주신 분들과 ‘더 크로스’를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시하에게도.      

친구가 몰래 냈었던 대회 신청서는 그렇게 행운의 신청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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