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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Dec 26. 2016

제1장 가수가 되다

크로스 실용음악 학원

그룹 탈퇴 후 솔로 1집을 발표하고 우연찮게 보컬 개인 레슨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었다. 입소문을 듣고 학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50명이 넘었다. 

연습실을 얻고 강사선생님도 뽑았지만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려면 더 큰 공간과 그에 맞는 교육체계가 필요했다.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수업을 할 수 있는 건물을 찾아 계약을 했다. 

벽지를 골라 도배를 하고 가구와 기계를 들이고, 몰딩에 못 하나까지. 

나의 손과 발, 땀과 마음을 담아, ‘크로스 실용음악학원’을 개원했다. 



누군가 나를 믿고 따라준 다는 것은 스스로 더 성장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준다. 

학원은 나를 부지런하게, 아이들은 나를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들은 학생이었지만 친구였고 음악을 함께하는 나의 동료였다. 


여름이면 친구들을 데리고 바닷가에 가서 실컷 노래를 불렀고, 겨울이면 산장을 빌려 여행을 떠났다. 

연말에는 콘서트홀을 빌려 함께 공연을 했다. 

한 사람이 아프면 모두 함께 울고, 작은 기쁨 하나로 전체가 행복했던 ‘크로스 실용음악 학원’은 나의 분신, 나의 삶이었다. 


내 모든 것들을 전해주고 싶은 이들과 함께 했던 이곳은 내가 군대에 있을 때까지도 굳건했었지만, 사고 이후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렸다. 

병원에 있는 동안 학생들은 물론이고 강사들도 모두 떠났다. 

힘겹게 쌓아 올린 곳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보며 내 마음도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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