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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Dec 27. 2016

제1장 가수가 되다

크로스 실용음악 학원

학원을 운영할 당시 매출이 꽤 높은 편이어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가수 생활을 할 때에는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가족들과, 음악을 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노래할 때와는 또 다른 행복을 느꼈다. 

가족들과 연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주말이면 평생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결혼을 꿈꾸곤 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나의 아이, 소박한 우리만의 집…  

철없던 내가 어느새 어른이 되어 화목한 가정이라는 새로운 삶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는, 정말이지 그때는 나의 새로운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었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그 꿈을.   

   

지금도 포기한 건 아니지만 상황이 달라졌기에, 더는 꿈의 ‘완성’에 매달리지는 않는다. 

우리의 꿈은 삶의 시간과 함께 변화한다. 

가족을 책임지고 보호하고 싶다는 나의 꿈은 가족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꿈으로 바뀌었고, 한없이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던 남자는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남자로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무너진 ‘크로스 실용음악학원’의 모래를 천천히 다시 쌓아올리고 있다. 

처음과 같지 않더라도, ‘완성’이 되지 않더라도 뭐 어떠한가.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행복한 것을. 


크로스실용음악학원 2012년 정기공연 중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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