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가수가 되다

그녀를 만나다

by 김혁건

오래 전 작곡했던 노래 중에 예전 연인을 추억하며 만든 노래가 있었는데,

그녀를 만나기 이전에 만든 노래인데 그녀가 그 노래를 듣고 토라진 적이 있었다.

마음을 풀어주려 홍대 클럽에 그녀를 불러 깜짝 공연을 했다.


굳어진 표정이 풀리며 코를 찡긋하며 웃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카리스마 로커가 하마터먼 무대 위에서 헤벌쭉하며 웃을 뻔 했다.

그녀와 나는 늘 함께였다.

새 음반을 준비할 때나 크로스 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할 때,

내가 군에 입대해 제대할 때까지도 우리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었다.


긴 시간 함께했던 우리는 우릴 닮은 아이를 떠올리며 소박하지만 따뜻한 집과 가정을 그렸고,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처럼 서로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다.

그렇게 우리는 미래를 약속하고,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

그리고 꿈속에서도 2012년 가을 행복한 우리의 결혼식을 떠올렸다.

하지만 2012년 봄, 내게 사고가 났다.

내가 꿈꾸던 가을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았다.

눈부시게 맑고 투명한 유리는 날카로운 바닥에 떨어져 그렇게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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