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혁건 Dec 31. 2016

제1장 가수가 되다

그녀를 만나다

오래 전 작곡했던 노래 중에 예전 연인을 추억하며 만든 노래가 있었는데, 

그녀를 만나기 이전에 만든 노래인데 그녀가 그 노래를 듣고  토라진 적이 있었다. 

마음을 풀어주려 홍대 클럽에 그녀를 불러 깜짝 공연을 했다. 


굳어진 표정이 풀리며 코를 찡긋하며 웃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카리스마 로커가 하마터먼 무대 위에서 헤벌쭉하며 웃을 뻔 했다.       

그녀와 나는 늘 함께였다. 

새 음반을 준비할 때나 크로스 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할 때, 

내가 군에 입대해 제대할 때까지도 우리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었다. 


긴 시간 함께했던 우리는 우릴 닮은 아이를 떠올리며 소박하지만 따뜻한 집과 가정을 그렸고,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처럼 서로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다. 

그렇게 우리는 미래를 약속하고,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 

그리고 꿈속에서도 2012년 가을 행복한 우리의 결혼식을 떠올렸다. 

하지만 2012년 봄, 내게 사고가 났다.      

…     

내가 꿈꾸던 가을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았다. 

눈부시게 맑고 투명한 유리는 날카로운 바닥에 떨어져 그렇게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1장 가수가 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