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예언이 된 곡, <넌 할 수 있어>
가요계에는 흥미로운 속설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수는 노래 따라 간다’는 말이 있는데, 우연히 이 주제를 다룬 TV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가수의 운명과 노래의 내용이 절묘하게 맞는 부분이 많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노래 <넌 할 수 있어>를 부를 때면 사고 후에 만든 노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 곡은 사고가 나기 몇 년 전, 아버지의 바람으로 만든 노래이다.
아버지는 목포에서 배를 타고 한참 들어가야 하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근면성실함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 가정의 안정과 행복을 이뤄내신 분이다.
늘 소외된 이웃이나 약자들, 삶에 지친 사람들 편에서 살아오신 아버지는 가수인 당신의 아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노래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런 아버지의 마음으로 시작 된 곡이 바로 <넌 할 수 있어>다.
처음 이 곡을 만들 때에는 록 버전이었는데 사고 후에 내가 록 발성을 할 수 없게 되어 현악 4중주로 다시 편곡을 했다.
오히려 클래식하게 바뀐 게 이 곡의 분위기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처음부터 이 곡의 운명이었다는 듯.
인생이란 참 알 수 없다.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만든 노래를 내가 장애인이 되어 부르고 있다니.
강연 후, 이 곡을 부를 때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
늘 느끼는 거지만 역시 노래의 힘은 대단하다.
사고 후 우울증으로 두문불출하고 있을 때, 아버지는 늘 이 노래를 조용히 틀어주시며 아들이 굳건히 일어서기를 바라셨다.
하나님께서는 내게 큰 시련이 닥칠 것을 아시고 미리 이 곡을 전해 주신 걸까?
이 노래가 무너졌던 나를 일으켜 세운 것처럼, 힘겹게 살아가는 분들에게 소중한 위로가 되고 긴 하루를 버텨 낼 수 있는 작은 힘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