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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Jan 20. 2017

제2장 Don't Cry

한걸음 더

국립재활원에 있을 때 사회 복귀 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 

처음 받았던 건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회복귀 훈련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사회복지사 한 분과 거리로 나왔다. 

버스정류장에서 저상버스를 기다렸다. 

버스가 도착하자 기사님이 내려 리프트를 내리고 내 휠체어를 채운 뒤 리프트를 다시 올려주셨다. 

10분에서 15분정도 걸린 것 같다. 

승객 분들이 화가 나서 나를 쳐다보는 것은 아니었을 텐데 그 분들에게 미안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15분이 걸려 버스에서 내렸다. 


리프트에서 내려오며 다시는 버스를 타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러갔다. 

지하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만든 엘리베이터 앞에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이 보였다. 

엘리베이터를 3번 보내고 지하로 내려가 승강장 앞에서 지하철을 기다렸다. 

문이 열렸지만 서 있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가 버거웠다. 

지하철을 타지 않고 돌아섰다.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영화 관람을 통한 사회복귀 훈련도 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는데 장애인 자리는 맨 앞좌석으로 지정 되어 있으니 좌석을 고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님께서 극장 측에 항의를 했고 뒷좌석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장정 6명이서 나를 들어 올려 뒷줄에 앉혀주었는데, 

사람들에게 괜한 피해를 준 것 같아 연신 사과를 해댔다. 

영화가 무슨 내용이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이 민망한 곳을 나가고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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