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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Jan 23. 2017

제3장 아버지가 전하는 아들 이야기

내 아들의 행복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집에 들어오더니, 홍대 어디 클럽에서 공연을 한다고 했다. 

“그래?” 

관심 없는 척 했지만 가족들 몰래 클럽을 찾았다. 

아들의 공연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젊은이들을 피해 벽 뒤에 몸을 숨기고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조명이 점점 밝아지더니 무대 위에 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가 노래를 하는 것도 아닌데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오는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공연이 끝난 줄도 모르고 넋을 놓고 있다가 사람들의 환호성에 깜짝 놀라 생뚱맞게 박수를 쳤다. 입을 귀에 걸고 고개를 끄덕이며 한참동안 박수를 쳤던 것 같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아들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다. 

그 뜨거운 열정에 내 모든 근심과 걱정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사실, 그 날 아들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나였던 것 같다.

무대 위에 두 발로 서서 노래하던 막내의 모습은 이제 사진으로만 남아있다. 

아들의 공연을 보면서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늘 조마조마했지만 이 가수는 단 한 번도 관객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지금도 나는 아들의 공연을 볼 때마다 심장이 콩닥거린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사진 밖으로 나와서도 노래를 부를 때 가장 행복해하는 아들을 보며 다시 다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주자. 


아들이 행복한 것이 바로 내 행복이다. 

나는 아직도 ‘막내바보’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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