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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Jan 25. 2017

제3장 아버지가 전하는 아들이야기

진심이 담긴 편지

고민 끝에 나는 펜을 들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낯선 나였기에, 말보다는 글이 좋을 것 같았다. 

몇 번을 썼다 지우고, 몇 장의 종이를 펼치고 구기면서 글을 써내려갔다. 

편지를 보내고 며칠이 지나 아들의 답장이 왔다.


뻥 뚫린 가슴이 채워지는 것 같았다. 

아들과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것은, 갑작스러운 사랑고백만큼이나 낯선 행복이었다. 

그렇게 우리 집 우편함은 2년 동안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병장 김혁건 2011년 8월 20일 부로 전역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단결!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길고도 짧았던 복무기간이 끝나고 아들은 무사히 제대를 했다. 

막둥이가 언제 이렇게 컸을까. 

대견한 마음에 눈물이 흘렀다. 

아들 앞이었는데도  창피하지가 않았다. 


나이가 들어 부끄러움이 없어진 걸까, 아니면 나이가 들어 더 솔직해진 걸까. 

지금도 내 책상 서랍 안에는 그 때 주고받은 편지가 들어있다. 

가끔 삶에 지쳐 힘이 들 때면 편지를 꺼내보곤 하는데, 편지를 읽는 것만으로도 비어버린 이 내 마음이 채워지곤 한다. 

앞으로도 나의 삶을 지켜줄 이 편지들을 보내 준 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두서없는 나의 끄적거림에도 늘 진심을 담아 긴 글을 보내 준 아들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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