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왜? 늦었는데 같이 가지 않고.”
“얼굴만 보고 금방 들어갈게요.”
…
고집을 부려서라도 아들을 데리고 집에 돌아왔어야 했다.
목줄을 걸어서라도 어떻게든 끌고 왔어야 했다.
인생의 단 한 순간, 되돌리고 싶은 유일한 시점이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바로 그 밤이다.
“응급실입니다. 20분 내로 오시지 않으면 아드님을 영원히 못 볼지도 모릅니다.”
아들을 보내고 집으로 들어온 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전화를 끊고 외투를 어떻게 입었는지, 택시를 어떻게 탔는지도 모르겠다.
내게 웃으며 인사하던 아들의 마지막 얼굴만 떠올랐다.
왜 아들을 혼자 보냈을까.
왜 나만 집으로 돌아온 걸까.
후들거리는 다리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응급실로 뛰어 들어갔다.
피범벅이 된 아들이 침대에 축 늘어져있었다.
힘겹게 눈을 껌벅이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눈을 감아버릴 것만 같았다.
무릎을 꿇고 의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살려주세요. 선생님 우리 아들 살려만 주세요. 제발 살려만…”
“준비하고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