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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Jan 26. 2017

제3장 아버지가 전하는 아들이야기

그날 밤

 “왜? 늦었는데 같이 가지 않고.”

“얼굴만 보고 금방 들어갈게요.”


… 

고집을 부려서라도 아들을 데리고 집에 돌아왔어야 했다. 

목줄을 걸어서라도 어떻게든 끌고 왔어야 했다.

인생의 단 한 순간, 되돌리고 싶은 유일한 시점이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바로 그 밤이다.     

“응급실입니다. 20분 내로 오시지 않으면 아드님을 영원히 못 볼지도 모릅니다.” 



아들을 보내고 집으로 들어온 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전화를 끊고 외투를 어떻게 입었는지, 택시를 어떻게 탔는지도 모르겠다. 

내게 웃으며 인사하던 아들의 마지막 얼굴만 떠올랐다. 

왜 아들을 혼자 보냈을까. 


왜 나만 집으로 돌아온 걸까. 

후들거리는 다리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응급실로 뛰어 들어갔다. 

피범벅이 된 아들이 침대에 축 늘어져있었다. 

힘겹게 눈을 껌벅이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눈을 감아버릴 것만 같았다. 


무릎을 꿇고 의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살려주세요. 선생님 우리 아들 살려만 주세요. 제발 살려만…”

“준비하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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