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 계절 편지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입니다. 아침 시간은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창문 밖으로 보이는 은행잎이 정말 예쁜 노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만난 은행나무들도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색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어요.
그러다 문득 생각났습니다.
은행 열매들은 다 어디갔지?
이 때 쯤 되면 바닥에 은행 열매들이 후두둑 떨어져있고,
다들 지뢰 피해가듯 걸어가면서, 찌린 은행 냄새를 맡는 것이 가을이었지요.
하지만 올해는 깨끗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죠.
아, 지난 늦봄에 나무를 뽑아냈었는데, 그게 암나무였나보다.
은행은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습니다. 열매는 암나무에서만 열립니다.
그럼 은행은 자웅동체인가 아닌가로 생각이 흘러가다,
자웅동체이면 자연적으로 성비가 안 맞을 경우 성별을 스스로 바꾸기도 하던데, (달팽이가 그러하죠)
뽑아낸 사람들이 그것도 확인 안 해보고 했겠느냐 생각으로 훌쩍 뛰더니
'거리가 깨끗해서 좋긴한데 그래도 가을 냄새 하나가 없어졌네'라는 아쉬움으로 남겨졌습니다.
계절에는 계절마다 냄새가 있습니다.
계절에는 계절마다 소리가 있습니다.
계절에는 계절마다 색깔이 있습니다.
우리의 계절은 이제 그 공식을 하나씩 바꾸고 있는건가 싶습니다. 아니면,
사람이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걸까요?
편리함과 자연스러움, 그 위태로운 외줄타기에서 어디로 발걸음을 디뎌야 할 지
은행 열매 냄새 사이로 마음이 떠다니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