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달리기

계절편지 - 25년 2월(2nd)

by Pink Brown

엄청난 한파가 휘감고 돌아간 지난 주였습니다.


벌써 2월 중순입니다. 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 반이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 초입 때 점점 무더워지는 아파트 사잇길을 걸어가다가 '아, 눈 감았다 뜨면 찬바람이 불고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계절이 바뀌고 나니, 깜박 눈 감았다 뜬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껴입은 옷의 따스함을 얼마 즐기지 못한 것 같은데, 이번 겨울은 지난주처럼 춥다가 드라마틱하게 풀리다가, 3월부터 여름이 될 거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점점 계절은 눈 감았다 뜨면 바뀌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색색 소리를 내며 계절이 달려 나갑니다.


이상하기도 하죠.

현재에 있는 나의 시간은 그렇게도 더디게 흘러가지만

되돌아보는 나의 시간은 그렇게나 빨리도 내닫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이 두려웠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덧없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되는 것일까, 나는 무엇으로 이 시간들을 증명해야 하는가, 무언가를 통한 증명 없이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직장과 가정에서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무엇으로 나를, 나의 시간을 증명하지 않아도, 나는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구나.

아무리 나와 나의 시간을 부정하는 이가 있더라도, 그것이 나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구나.

그렇게 애쓰고 애쓰지 않아도, 나는 그저 이 시간을 살아내는 것만으로 충분하구나.


이렇게 생각하기에 아직도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생각하는 틀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노력할 가치가 있다면 게을리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어느덧 해는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여차하다가는 정말 겨울이 끝나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늦기 전에, 겨울의 잔상이 남아 있을 때에, 만나면 즐거운 사람들과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바람처럼 달려가버릴 2025년도 평안한 한 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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