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이즐리 Dec 26. 2021

타인의 친절

낯선 이들의 행복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

전혀 만나보지도 못한, 만날 가능성도 희박한 누군가에게 연민을 느끼고 도움을 주기를 원하는 마음. 우리의 너그러움은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저자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번식성공에 최적화되어있는 자연선택은 우리가 타인에 대해 느끼는 연민 또한 선택했을까? 저자는 이 의문에 대해 여러 진화론자들이 연구하고 추론한 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자연선택은 번식에 유리한 유전자를 진화시킬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타인에 대한 우리의 너그러움에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진화심리학적으로 우리가 타인에 대한 연민을 발전시켜 온 인간의 본능 두 가지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실용적 추론에 의존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3가지를 바탕으로 지난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가난으로 고통받는 타인의 불행에 관심이 확대되어진 과정을 설명하고 가난근절에 대한 숙제를 우리에게 내주는 듯했다.

타인에 대한 연민이 진화되어 온 바탕인 인간의 본능은 도움을 주면 그 보답을 받을 것이라는 호혜주의, 도덕적 인간으로 비춰지길 바라는 평판, 그리고 사람이 무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성찰을 통해 해결하는 인간의 일반적인 능력인 실용적 추론능력이다.(스탠퍼트 백과사전에 나와있는 인간의 실용적 추론에 대한 정의).

고대 시대 때 농경사회로 변화하며 부의 불평등이 시작되면서 고대 왕들이 어려운 사람들, 고아, 미망인 등에게 수호자로서 자처하면서 도움을 주었고, 이들을 도움으로써 더욱 존경받고 명예를 얻는 길이었다. 이것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의 시작이다. 기독교, 가톨릭에 대한 영적관심이 확대되면서 신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었으며, 가난이 사회적으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을 깨닫고 가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만들었고, 나아가 복지에 대한 개념이 구체화되어진 과정, 그 토대가 된 두가지 사상을 제시하면서 도덕적 가치에 대한 인간의 고찰 등을 이끌어낸다. 또, 세계대전을 거치며 전쟁에 대한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 자연재해를 거치면서 생긴 난민들에 대한 관심,  국제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다른 나라에 대한 복지까지 생각하게 만들었던 여러가지 가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들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며 오늘날까지 우리가 낯선 이들의 행복에 대한 관심, 연민이 진화되어 온 것이다. 또한,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이 가난을 극복할 해결책들이 공고해지고, 제도, 국제기구 등을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타인에 대한 관심이 오늘날까지 확대되어져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도덕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넓혀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험난한 세상 속에서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시기에 이 책은 타인의 행복에 대해 관심을 높여가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서 가난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여러 이유 중에 도덕적 가치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에 집중하고 싶다. 복지에 대해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온 두 가지 사상. 분배적 정의, 과학적인 지식에 대한 내용 가운데 임마누엘 칸트가 제시한 '정언명령','한계효용의 법칙'을 읽어나가면서 성찰의 시간을 가졌던 듯하다. 




우리가 낯선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잊을 경우, 미래 세대는 오늘날과 같은 '너그러움의 황금시대'를 서서히 잊게 될 것이며, 그래서 이 시대를 돌아보며 이런 결론을 내릴지도 모른다. "그 시대는 너그러움의 황금시대가 아니라 도금된 너그러움의 시대였다."



내가 살아가면서 많은 이들과 만나고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사는 삶 가운에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고 싶다는 그런 갈망이 있다. 이런 나의 생각도 지난 인류의 역사를 거치면서 진화해온 타인에 대한 연민이 나의 인식에도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게 한다. 그러기에 앞서 내가 정립해야 할 한 가지는 도덕적 책임과 가치에 대한 정립이다. 낯선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변화 중 하나는 황금률이다. 황금률이란 자기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윤리관인데, 내가 생각하기로는 우리가 관계되어진 모든 관계 속에서 갈등이 생기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이 황금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왔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행동했는데, 내 행동에 대한 상대방의 행동이 나의 기대에 맞지 않았을 때에 오는 불화와 갈등말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기대한 대로 행동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심리상담을 통해서 배우고, 또,  사람마다 이해관계와 가치관이 다르고, 권력의 원리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이 가치있게 생각하는 자원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과는 관계없이 상대방에 대한 나의 행동이 과연 도덕적으로 옳은가 아닌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에 적용되는 것이 임마누엘 칸트가 이야기하는 '정언명령'의 원칙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보편적으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행동이라면 그것은 옳은 행동이라는, 도덕적 가치에 관한 통찰을 얻었다. 기대하지 않고, 내가 내 행동에 대해 더욱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또, 한계효용의 법칙으로 따져봤을 나의 일상과 연결지어보면, 나는 하루에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3500원이라는 돈을 소비한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난한 이들에게는 3500원이라는 돈의 가치는 커피값의 가치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매일 3500원의 돈을 아껴 가난한 이들, 타인의 행복에 쓸 수 있다면 어떨까. 이것이 내가 책을 읽으면서 얻은 것들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칸트가 이야기하는 모든 인간에게는 동등한 가치, 존엄성이 주어지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책의 마무리로 접어들게 되면, 효율적 이타주의자의 내용이 이어진다. 내가 원하고 갈망하는 꿈도 효율적 이타주의자다.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어떤 부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를 원하고, 또 위에서 말한 3500원의 돈을 비용-편익으로 딸져 적은 돈으로 더 많은 편익을 낼 수 있다면, 이 돈으로 낯선이들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사고의 전환점을 가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생각만으로는 변화가 이루어질 없기 때문에 나는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미래세대가 우리 세대를 너그러움의 황금시대로 인식되어질 수 있게 나도 기여할 수 있을까.

내가 남에게 호의를 베푸는 이유,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는 본능 3가지- 호혜주의, 평판, 실용적 추론. 나는 호혜주의도 중요하고, 평판도 중요하다. 또, 타인에 대한 연민이 실용적 추론에서 오는 것이라면, 나는 우리 세대의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본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대로 낯선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알고, 나를 포함한 모두가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원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