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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May 02. 2024

42.5%

기자로 산다는 것...의문이 드는 시간

기자 15년. 임원 16년.

오늘 내가 만난 분의 커리어다.


알만한 종합지에서 15년을 계시다가 엄청난 기업에서 4년간 차장을 하시다가 글로벌 기업 이사로 발탁돼 가셨다.


그분의 말로는 기자로 시작해 기자로 남는 사람의 비중은 42.5%라고 한다. 너무 공감이 되는 게 주변에 기자로 일하다가 어느 기업의 홍보로 전향해 업무를 감당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들이 참 부러울 때가 많다.

일단 연봉이 다르겠지. 기자 연봉이란 게..글쎄 생각보다 정말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일반 기업 과장급 연차로 보고 온라인 매체에서 일한다고 하면 솔직히 4천만원대에서 5천만원. 통신사면 신입부터 요즘 5천만원대라고 얘기하는 곳들이 있어서 잘 모르겠다. 경제지, 종합지는 더 줄 수도. IB 매체는 신입 연봉이 6천만원대 찍었다고 얘기하는 곳들 좀 있어서 어떨지는 그들의 의견에 맡긴다.


온라인 매체도 신입들 잘 뽑겠다고 3천만원대 중초반을 얘기한다. 그런데 그들의 태도는 그만큼 회사가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는 50%의 확률이다.


얼마 전 누군가를 만났는데 한 온라인 매체에서 신입 면접을 봤다고 한다.


A부장 : 여기 들어오고 싶은 이유가 뭔가요?


이 물음에 언론사 기자로 오고 싶어 하는 당신이라면 어떤 대답을 하고 싶은가. 대부분 하는 대답은 당신이 생각하는 딱 거기 일 것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요즘은 참 다르다.


B 신입 기자 응시자의 대답은 이렇다. "전 여기에 딱 3년만 있을 겁니다. 기업 홍보팀으로 갈 거 거든요."


이 말은 들은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 지 궁금하다. 꼰대력이 많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어느 누가 내 밑에 두고 싶은 직원이 3년 뒤에 다른 직장을 가기 위해 여길 온다고 하면 뽑고 싶을까.


그래서 그 매체는 B 씨를 채용하지 않았다. 이후 B씨는 전화를 그 매체에 걸어 물었다.


"나를 채용하지 않은 이유를 정확히 알려주세요. 면접 볼 때 분위기가 좋았는데 저를 채용하지 않은 이유를 전 이해할 수가 없거든요."


당신이라면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내 밑에 있는 직원이 3년 뒤 다른 직장을 가기 위해 우리 회사를 온다고 말하는 데 뽑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B 응시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B씨는 "3년 뒤에 제가 아무 말도 없이 기업 홍보팀으로 가는 것보다 처음부터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낫지 않나요?"


솔직함이 미덕인 건 현 시대에서 이해는 된다. 근데 예의가 없는 솔직함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건 일종의 폭력이 아닐까. 어떤 게 이 시대의 기본이고, 예의인지는 좀 알고 말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꼰대력이라고 욕해도 상관 없다. 무엇이 기본인지 모르는 이들에게 설명하기엔 내 인생의 시간은 짧다. 회사는 엄연히 당신의 노동력에 대한 값어치를 지급하는 곳이지 동아리가 아니다. 신입 직원을 뽑으면 대부분 플러스(+) 1이 아니라 마이너스(-) 1이라고 생각하고 받는 팀의 선배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조금은 생각할 수 있는 분들

이 있다면 어딜 가도 이쁨 받을 것 같다. 적어도 눈치 코치 공감 능력은 가지고 회사 생활을 하는 우리들이면 좋겠다. (직장 생활하는 이들도 뭐 별 다를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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