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고민 중이야

by 눈물과 미소




너는 온종일 마음이 어수선하구나.


복직을 앞두고 어떤 부서로 가고 싶은지를 적어내는 희망원을 제출해야 하니까 말이야. 너에 대해 숙덕거리던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지. 넌 차라리 너에게 적대적이던 사람들과 같은 부서에 들어가 잘 지내게 되기를 기도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그네들과 거리를 두고 생활하기로 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어. 그리고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며 평안한 마음을 주시라고 기도하고 있지.


가장 좋은 길이란 무엇일까?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되 몸도 맘도 너무 고되지 않은 그런 곳일까? 아니면 또 다른 가시밭길일지라도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길을 걷게 해 주시라고 기도해야 하는 것일까? 넌 사명자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도 고민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물론 너는 소중한 존재이고, 네가 편안하고 또 평안한 길도 널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일 거야. 그것도 너는 잘 알고 있어. 다만 예방 주사를 맞는 심정으로 '고난의 길일지라도 가장 좋은 길인 줄 믿습니다 아멘'하면 어떤 길이 주어져도 감사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


어머니께서는 일부러 힘든 길을 선택해 쓰지는 말라고 하셨지. 너는 동의했어. 어쩌면 너도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몰라. 그 사람들이 너에 대한 오해를 풀고 너를 환대하게 되기를 바라마지않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부서가 되어 일 년 내내 불편한 미소를 지어 보여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어려웠을 거야.


그래, 다름 아닌 그 사람들도 네가 불편하겠다는 생각도 이제야 드는구나. 너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며 온갖 험담을 하던 사람들이 너의 존재를 기뻐하게 되기란 쉽지 않을 거야. 네 옆에 온종일 붙어있어야 하는 상황도 생각해 봐. 서로 얼마나 고역일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동료의 모습인지도 몰라. 사실 그건 그 누구와도 마찬가지이겠지. 다만 서로에게 필요한 영역 간 거리가 조금 더 넓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 그 사람들과 다른 부서를 골라 희망원에 쓰기로 한 건 잘한 선택이라고 봐. 마음도 어느 정도 평안해진 것을 보니 다행이다. 다른 고민 거리가 생기면 또 언제든지 얘기해.


잊지마, 난 언제나 네 편이야.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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