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버지를 참 많이 닮았다.
손발이 큰 것도, 눈물이 많은 것도, 재주가 많은 것도.
아버지는 실로 못 하는 일이 없으시다.
오늘은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작은 상을 만드셨다. 오두막집의 누전된 전선을 찾아내고 갈아 끼우는 공사도 하셨다. 화덕에 불을 피워 수육도 삶아주셨다. 나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면 이 순간이 많이 그리울 것 같아서, 화덕에 불을 피우실 때 함께 셀카를 찍었다.
비록 술 취하신 모습은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나의 영웅이다.
그런 아버지가 오늘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셨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를 인터뷰한 내용을 보셨는데, 아버지로서 딸의 이혼과 아픔을 바라보는 심정이 어땠을까 싶으셨다며 말을 한동안 잇지 못하셨다.
내가 행복하길 바란다시며, 하고 싶은 것들 마음껏 하고 살아가기를 바란다시며 눈물을 닦으셨다.
나도 아버지와 함께 울었다. 나설 채비를 마치고는 아버지를 꼬옥 안아드렸다.
집에 와서 아까 찍은 사진을 보았는데, 웃는 모습이 정말 많이 닮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