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식품 매대와 광고를 보고 있으면, 단백질이 마치 현대인의 건강을 구해 줄 대표 영양소처럼 느껴진다. 단백질 음료, 단백질 바, 단백질 요거트, 단백질 강화 우유, 고단백 시리얼까지, 일상의 거의 모든 식품이 “단백질”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조차 왠지 단백질을 더 먹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받는다. 어느새 단백질은 ‘챙기지 않으면 뒤처지는 영양소’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식품 속의 유행은 늘 한 성분을 크게 비추지만, 건강은 언제나 전체 식사의 균형 속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물론 단백질은 분명 중요하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재료일 뿐 아니라 효소, 호르몬, 면역 관련 성분, 각종 조직의 유지와 회복에도 관여한다. 그래서 단백질을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우리나라의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도 섭취에너지 중 단백질의 적정비율을 10~20%로 제시하며, 이전 기준보다 그 비율을 높였다. 이는 단백질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한 것이지, 모든 사람이 보충제나 강화식품을 추가로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기준은 어디까지나 “균형 잡힌 식사 안에서의 적절한 섭취”를 말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단백질이 중요하다는 말이 어느 순간 “더 많이 먹을수록 더 좋다”는 식으로 번역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세 끼를 먹고, 그 식사 안에 밥과 반찬, 달걀, 두부, 콩류, 생선, 살코기, 우유나 유제품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면, 많은 사람은 이미 필요한 단백질을 식사로 충족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NIH(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ODS(식이보충실)도 운동선수처럼 추가 단백질이 필요한 경우에도 먼저 단백질이 들어 있는 식품으로 충족할 수 있고, 필요할 때 보충제나 강화식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보충제는 기본 식사를 대체하는 필수품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에 가깝다.
이 점에서 단백질은 영양소이지, 신앙이 아니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질수록 특정 영양소를 지나치게 절대화하는 경향이 생긴다. 어제는 저탄수화물이었고, 오늘은 고단백이며, 내일은 또 다른 성분이 주인공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몸은 유행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몸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를 함께 필요로 한다. 세계보건기구도 건강한 식사의 바탕을 최소가공 또는 비가공 식품의 다양성에 두고 있다. 결국 건강한 식사는 단백질만 높이는 식사가 아니라, 전체가 조화로운 식사이다.
특히 시중의 단백질 식품이나 보충제를 볼 때는 “단백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가공식품의 영양표시는 1회 제공량, 총내용량,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비율을 함께 보아야 하고, 당류·지방·나트륨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질병관리청과 식품안전나라의 공통된 안내이다. 실제로 “고단백”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도 열량이 높거나, 당류가 많거나, 나트륨이 높은 제품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단백질 20g이 들어 있다는 문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단백질을 얻기 위해 내가 당을 얼마나 함께 먹는지, 포화지방과 나트륨을 얼마나 함께 섭취하는지가 될 것이다. 앞면의 큰 글씨보다 뒷면의 영양성분표가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단백질 보충제나 강화식품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 식사량이 적은 노년층, 수술이나 질병 후 회복기, 식욕이 떨어져 일반 식사만으로 충분한 단백질을 채우기 어려운 사람, 혹은 훈련량이 많은 운동선수에게는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보충제는 식사를 보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단지 비싼 간식이나 불필요한 과잉 섭취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단백질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더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EFSA(유럽식품안전청)는 단백질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상한섭취량을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건강한 성인에서 권장량의 2배 수준까지는 안전한 범위로 본다고 발표하였다. 이 말은 건강한 일반인에서 단백질 자체가 곧바로 독성처럼 작용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의미이지, 누구나 계속 많이 먹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만성콩팥병 위험이 있는 사람은 단백질 과다 섭취를 더 신중히 봐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분명히 존재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많이 먹어도 괜찮은가”가 아니라 “내 몸 상태에서, 내 식사 안에서, 얼마나 먹는 것이 적절한가”이다.
단백질 열풍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적어도 사람들이 자신의 식사를 돌아보게 만들었고, 근감소나 영양 불균형에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 열풍이 불필요한 불안과 과장된 소비를 부추길 때는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 정상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의 식탁을 살펴보아야 한다. 내가 정말 단백질이 부족한가, 아니면 광고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만드는가. 내가 필요한 것은 단백질 보충제인가, 아니면 세 끼를 좀 더 성실하게 먹는 습관인가. 교수로서 저는 이 질문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은 단백질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그러나 단백질 식품보충제와 강화식품이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건강은 한 가지 성분을 더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 식사의 기본을 바로 세우고, 필요한 경우에만 보충을 선택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유행은 언제나 강한 목소리로 말하지만, 몸은 늘 조용하게 균형을 요구한다. 그래서 저는 단백질 열풍 앞에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단백질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숭배할 필요도 없다. 다만 자신의 식사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정말 필요한 만큼만 선택하면 된다. 그것이 영양을 대하는 가장 학문적이고도 건강한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