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Dandelion !
SEOUL 고등부 대표팀 남자 4 ×400m 계주 결승 경기는 전력을 다했으나, 팀을 응원하는 학부모로서는 아쉽게 5등으로 마감을 했다. 물론, 부산까지 응원 온 애비로서는 자식 놈이 결승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맘껏 뛰었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만약 아들 녀석이 결승전에 뛰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삶에는 그리고 역사에는 가정문 IF절이 없다'고들 하던데 말이다.
허나, 이것도 엄연히 다 큰 자식의 선택이고, 존중해 줘야 마땅한 자신 만의 판단이요, 고유한 권리일 것이다. 이젠 이 녀석도 나 보란 듯이 자기 자신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벌써 홀로서기에 들어갔구나. 큰 딸내미도 그렇게 혼자서 남 모르게 훌쩍 커 버리더니,
크로스 컨츄리 경기에서 앞 스키 선수가 눈 위에 길을 내놓은 그대로 눈길 위를 헤쳐가며 질주하듯이 아들 녀석도 누나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는 거구나. 내심 흡족하기도 하지만 온전히 만끽하지 못하고 자꾸만 섭섭해지는 애비의 이 헛헛한 마음은 왜일까? 둥지를 떠나보내야 하는 어미 새의 마음과도 같을까? 아니면, 낭떠러지에서 다시 제대로 올라오도록 어쩔 수 없이 새끼를 밀쳐내야 하는 백곰 코치의 마음과도 같을까? 아마도 전자일 듯하다. 물레방아가 빙글빙글 돌아갈 때, 물 한 통이 가득 차야지만 다음 물통이 스르륵 다가오듯이 때가 되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고, 또 건너야 할 시내인 것이다.
박근형, 김자옥, 김영란, 나문희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일일드라마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아주 어렸을 때이지만 드라마가 시작할 때와 끝날 때 무척이나 애처롭게 귓전을 맴돌던 그 곡이 하얀 민들레가 떠올랐다. 그 곡 분위기에 찰떡궁합인 감미로운 목소리의 소유자 진미령의 하얀 민들레가 눈에도 선하다.
나 어릴 땐 철부지로 자랐지만,
지금은 알아요 떠나는 것을.
엄마 품이 아무리 따뜻하지만,
때가 되면 떠나요 할 수 없어요.
안녕 안녕 안녕 손을 흔들며,
두둥실 두둥실 떠나요.
민들레 민들레처럼 돌아오지 않아요.
민들레처럼.
그랬다. 민들레였구나!
부모인 나로서 내 마음과 그 마음 언저리에서 살풋 느껴지는 감정, 내 마음속에 깊이 파고 들어가 숙소로 정해버린 내밀한 정서가.
그랬구나!
떠나고, 떠나는 것을(스스로)
바라 보고, 바라봐야 하는 것을(멀리서)
자식과 부모 사이에 수여된 훈장과도 같이
깊이 새겨진 생채기이자 성장통인 것이다.
다들 그렇게 커가는 거겠지!
이 말로써 쉬이 가라앉히지 못하는 마음을
애써 위무해 보기로 한다.
가라앉아라. 그만
떠오르지 마라. 이젠
그래, 잘 알았다.
때가 되면 떠나는 것을.
새기도록 하겠다.
떠날 운명이라고
부모로서 잘 보내야겠지.
흑흑.
더 이상 글을 잇지 못하겠다.
감정이 활화산도 되었다가
쓰나미처럼 밀려왔다가
이내 썰물처럼 휩쓸려 나가고야 만다.
가눌 길 없어
글을 접고
몸만 간신히 가누어 보기로 한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독자 여러분!
"이는 잠잠하지 아니하고, 내 영광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심이니,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시 3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