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room training
드디어 이번 주부터는 소방안전관리자 예비 후보자들이 한 장소에 모여 집체교육이 시작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온종일 같은 자리에서 오로지 숨만 쉬면 된다. 가끔씩은 머리도 쓰면서. 고등학생들 수고가 많다. 나도 그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공부에 열씸이었는데. 이제는 하루 내내 앉아 있는 것 자체부터가 힘이 든다.
자고로 어른들 말씀이 공부는 엉덩이로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강의는 실습 위주로 이루어진다.
강사들은 교대로 번갈아가면서 출정하고,
강의 내용으로는 소화전부터 시작해서 스프링클러, 소방펌프 그리고 자동화재탐지설비에 이르기까지 소방설비 전반에 대해 쭈욱 살펴본다.
그렇게 강의, 점심, 퇴근, 출근, 그리고 다시 강의로 이어지는 도돌이표가 무려 5일간 계속된다.
이쯤 되면 멀쩡한 정신의 소유자도 반쯤 나사가 풀리게 된다.
실제 체험 학습으로는 실습이 반드시 필요한 소화전 살수 및 소화기 분사 체험, 일상에서 쉽게 접근하기 힘든 완강기 체험, 신병 교육 때 화생방 체험보다는 약하지만 산소마스크 체험, 누구나 한 번쯤은 맞닥뜨릴 수 있는 심정지 환자에 대한 제세동기 사용 및 심폐소생술 체험 등 실제 화재 상황을 가정한 체험 학습이 다각도로 이루어진다.
드디어 대망의 소방안전관리자 1급
자격 취득을 위한 시험 시간!
심사위원 등장과 함께 책상 위 깔끔하게 정리,
신분증과 볼펜을 제외한 수험서 및 기타 물품은 전부 가방에 넣고 난 후, 시험요령에 대한 설명과 OMR 카드 작성을 먼저 하게 된다.
칠판에는 디지털시계가 작동 대기.
시험 통과에 필요한 최저 점수는 70점.
시험시간은 50분
문제수 50문항
쉽게 말해 1분에 1문제씩 풀어내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문항의 지문이 상당히 길다.
게다가 문항 질문은 단순하지를 않고, 종합적으로 통합문제의 성격을 띤다. 또한, ~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문구처럼 문제 꼬기 신기 권법까지 등장한다.
아무튼 여러 사전 정지작업이 끝나고 고사장 정면에 설치된 전자시계가 카운트를 시작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자격시험을 치르게 된다.
모두 다 저마다 끙끙대며 문제와 안 다리나 바깥다리 걸기 등 그동안 갈고닦은 온갖 씨름 기술을 사용하여 눈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자이언트 문제를 하나씩 넘어제낀다.
가벼운 놈, 무거운 놈, 키 작은 놈, 키 큰 놈, 향기 나는 놈, 체취가 고약한 놈 등등 여러 다양한 놈들과 겨루기를 하다 보면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힌다.
시간은 어느새 흐르고~ 흘러~~ 56분.
서둘러 마지막 2문항을 찍고, OMR 카드에 정답이라고 판단한 번호를 이기하자 59분.
1분 남기고, 시험지와 OMR 카드 모두 제출.
혼비백산! 멍~!
4~50분 정도 후에 현장에서 문자로 합격자 발표 및 자격증 수여한다고 공지.
차분히 기다리면서 핸드폰으로 인터넷 바둑 한 판!
한 판이 거의 끝나갈 무렵 문자 메시지가 왔다.
바둑은 제쳐두고 서둘러 문자 확인.
그 내용은 바로~
[Web발신]
[소방안전관리자 시험 결과안내]
축하합니다! 시험에 [합격] 하셨습니다.
쌩큐!
짐을 벗었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수강 기간 동안 마음상태는 신나는 널뛰기였다.
수요일엔 '에고, 불합격이네!'
목요일엔 '합격인데, 뭘!'
금요일엔 '아, 이거 모르겠는걸'
줄다리기 신경전 그리고 에너지 소모전
2주일 동안 그렇게나 팽팽하던 밧줄이
오늘 내쪽으로 순순히 넘어왔다. 마침내!
산티아고 노인과 바다에서 처럼
청새치 한 마리가 팔딱(?)이며 내 손에 들어왔다.
찌릿~! 짜릿~!!
# 다음은 헤밍웨이의 속내
“늙은 어부가 돛단배에서 홀로 4일 밤낮을 청새치와 싸운다는 줄거리야…… 카를로스 영감의 배를 타고 이 얘기가 그럴듯한 지 바다로 나가보려고 해. 다른 배는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홀로 긴 싸움을 하는 중에 그가 한 모든 행동과 생각들이 그럴듯한 지 말이야. 제대로만 해내면 정말 멋진 이야기가 될 거야, 작품이 되겠지! _헤밍웨이 (1939년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에게 보낸 편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