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비키, 은퇴] 書藝-21

To beat the sunflower. Congrats!

by w t skywalker

아, 이게 무슨 일입니까?

내 평생 비록 많지 않은 선물을 하면서 나름대로 선물을 해보긴 해봤으나, 내가 직접 그것도 손수 한 땀 한 땀 투철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그야말로 멋지게 그린 붓 글씨를 그것도 친구에게 선물로 하게 되다니요. 이 아니, 기쁠손가!


그저 스승님께 깊숙이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불초 소인이 이런 홍복을 온전히 누릴 수 있게 해 주셨으니 말입니다.


스승님의 필요충분한 적절한 도움으로 정성스레 쓴 글을 액자로 표구하고, 표구점 사장님께 작품이 완성되면 직접 절친에게 택배로 보내주시라고 신신당부하고 왔는데, 게다가 표구점에서 유리가 깨지지 않도록 정성스레 포장해서 보낸다고 문자로 사진까지 보내주셨는데, 친구 놈은 1주가 넘어가는 데도 아직까지 함흥차사네요. 이성계에게 차사를 보낸 이방원의 황망한 심정을 단박에 알아차리겠더군요. 그 애탐과 황망함을요.


대학교 동기 단체 카톡방에 인스타용 유머 짤을 살짝 보내고 나서, 친구 녀석의 간을 봤습니다.

웬 걸, 그놈은 여전히 야속하게도 계속 무심함을 끝까지 철저히 지켜내더군요. 저 깊디깊은 바닷속에서부터의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함을 꾹꾹 누르며 참고 아니 이겨내고서, 어찌 된 영문인지 궁금함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끝내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가 먼저 그저 놀랍고 감사함을 전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도(괘씸하기가 짝이 없지만) 아쉬움이 너무나 큰 죄로다가 선물을 준 사람이 억울하게 먼저 스스로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절친 친구와의 전화통화 녹취본 재생]

저자) 택배 받았니?

절친) 아니! 무슨 택배, 어디로 보냈냐?

저자) 네가 찍어준 주소로!

절친) 어, 없는데?

저자) 그럴 리가?

절친) 우리 집에 택배가 많아.

저자) 아니, 네 집이 무슨 택배 물류창고니?

절친) 자기 것이 아니면 뜯어보지도 않아.

저자) 아니, 그래도 부부 것은 서로 뜯어보지 않아?

절친) 00 이가 이야기도 안 해주네!

저자) 찾아봐, 일주일이 넘었으니.

절친) 어 있다. 동해효가 액자랜드!

저자) 그렇지. 열어봐. 아주 이쁠 거야.

절친) 야, 넘 멋진데!

저자) 당연하지. 누가 쓴 건데.

절친) 거실의 그림을 떼고, 이걸 걸어야겠다.

저자) 당근이지, 임마!

절친) 혹시, 아니 나중에 대작이 될지?

저자) 그래, 한 오백 년만 걸어 놔라.

절친) 친구들에게 알려야겠다.

저자) 야, 하지 마라. 거, 장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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