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3가지 포인트를 알게 되었다.
근 1년간 본 수백 개의 유튜브 영상들 중에 가장
꽂힌 영상이 있다.
어느 유튜버의 '꿈만 같던 스페인 버킷리스트'이다.
https://youtu.be/SpGI1UlYIKE? feature=shared
이 영상을 보며, 느낀 몇 가지 부분들이 있는데
'올라!'를 외치며
빠에야를 먹고 거리를 마구 뛰어다니며 듬뿍 스페인을 즐기는 모습이
또 겁이 나 망설이던 바닷가 위 절벽에서
'국가대표라고 생각하고 그냥 뛰자!' 하고 거침없이 두려움을 떨쳐내는 모습이
마치 식물이 자양분을 흡수하며 자라는 모습같아 보였다.
그녀가 성장하는 순간들이라는 걸 느끼는 건 무척이나 쉬웠다.
결정적으로 영상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일기 속
'유럽은 그저 뜬구름 같았었다. 어쩌면 꿈속에서조차 나오지 않았던 꿈인데 꿈을 꾸니 구름도 잡아지더라'
문장을 본 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저 사람은 이전보다 더 넓은 시야를 얻었다는 걸
나에게 뜬구름 같았던 것들은 뭐가 있었을까?
그리고 내가 잡았던 구름은 뭐였을까?
미국 생활? 프랑스 장기 여행? 에어비앤비 컨설팅?
조금 더 풀어서 되짚어보자면
금전적, 상황적 여유도 없는 상황에 2년가량을 준비해 간 미국 생활
하나도 안 들리고 안 뱉어졌던 영어 실력으로 4개월 뒤에는 미국 친구 집에서 숙박을 하기도, 교수님과 면담도 할 수 있었던 대학 생활
마이애미에서 혼자 자전거로 3시간 달리고, 시가 사서 냅다 피운 자유
시카고에 있는 피자 가게에서 조금 더 먹겠다고 늦장 부리다가 기차 놓쳐서 23시간 동안 버스 터미널에서 기다렸던 시간들, 그때 느낀 생명 위협
120만 원이었나 그 돈으로 지냈던 파리에서의 가슴 벅차게 좋았던 한 달
다시 못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 프랑스 교환학생 애들과 프랑스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같이 생활했던 수십 일들
에어비앤비로 목표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까라고 했던 불안과 달리 목표 매출액을 꽤 자주 넘기면서 알게 된 '오? 이거 되네?'
물론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꿈을 꿨음에도 잡지 못한 구름들도 있겠지
그렇지만 그거 생각해서 뭐 하나..~
영상 속 그녀는 한여름의 햇빛처럼 쨍쨍하다.
퇴근길에 이 영상을 보고,
'아! 좋다! 나는 뭘 하면서 즐기지?!' 라는 물음이
다시 한번 바람 빠지고 있는 내 풍선에 공기를 채워줬다.
이 영상을 본 15분은 나를 그날 헬스장에 데려가 주고,
오랫동안 묵혀뒀던 브런치 글까지 작성하게 했다.
점점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들은 귀하다.
밝은 에너지를 끊임없이 내가 흡수하고, 또 내뱉는, '밝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버킷리스트는 100개쯤 될거라 생각했는데
개뿔
30개 정도밖에 안 나오더라.
웃긴 게, 버킷리스트가 처음에는 직관적이다가
점점 추상적으로 변한다.
처음에는 찍찍 밑줄을 긋고 없어질 수 있는 것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내가 한번 이뤄도
그 리스트가 없어지지 않는 것들이었다.
초반에 작성한
'샌디에고에서 방문했던 브런치 가게에서 일하기'
'가장 좋아하는 나라에서 5년간 살기'
이런 항목들은 실행 후 글 가운데에 밑줄 찍찍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후반에 있던
'무모한 일 1년에 한 가지 이상 꼭 하기'
'남의 눈치를 보거나 비교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일 억지로 하지 않기'
'매 순간 나에게 가장 솔직해지기'는 내가 1년 한다고 해서 퀘스트 완료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후반의 리스트들은 내가 바라는 나의 태도, 마음가짐을 드러내고 있었다.
무논리지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는 것처럼
어쩌면 난 어떤 퀘스트를 깨는 삶이 아니라 평생 퀘스트를 안고 사는 사람처럼
'나'라는 사람으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한 규칙들을 만든 걸 보면, 고유한 나로서 살아가는 미래를 더 바라고 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