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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Aug 21. 2024

24시간 싸울 수 있습니까?

 1988년 집행된 일본 드링크제 광고 카피이다.

거품시절 드링크제를 마시고 죽도록 일하라는

일본 특유의 광고 카피다.

일본은 그후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악몽을 겪고 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닌데

기계처럼 일해서 롱런할 수 있을까?

나는 회사에서 일본으로 교육을 보내줘

3번 간 경험이 있다.

일본 최대 광고 대행사인 덴츠에 2번,

하쿠우도에 1번 간 경험이 있다.

90년대에 가서 느낀 것이지만 대단했다.

모든 것이 대단했다.

동경대를 나와 나보다 4년 정도 선배 격인

여자 카피라이터가 저녁 시간내내 줄담배를

피는 것까지 멋있어 보였다.

우리 김포공항에는 사람이 청소하고 있는데

일본 공항은 로버트 청소기 왔다갔다하면서

하는 모습도 신기하고 부러웠다.

일본으로 출장을 가면

동료들이 이러저런 전자 제품을 사달라고 주문해

한보따리 사올 때였으니까

그때는 우리와 일본은 많은 경제적 차이가 있었던 시절이었다.

장가간 선배들은 ‘코끼리 밥솥’을 사서 낑낑대며

가져올 때였으니까 말해 뭐하겠느냐만

암튼 그때는 ‘MADE IN JAPAN’은 모든 것이 좋아보였다.

아마 ‘24시간 싸울 수 있습니까’라는

광고가 먹힐 수 있는 나라이고

그런 상황이 가능했던 시절이었으리라.

지금 워라벨을 강조하는 젊은 층과 직장 문화로는 

도저히 이해 불가일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모두 그렇게 일해서

나라를 일으켜세웠다.

그러다 잃어버린 10년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물론 사회 전반적인 수준은

아직도 일본에 많이 뒤져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불가능으로만 보였던 것들이 하나씩 잡혀가고 있고

역으로 내가 젊은 시절에 일본에 가서

부러워하고 쇼핑했던 것처럼

지금은 일본의 젊은이들이 서울 곳곳을 관광하고

드라마 현장에서 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또한 언젠가는 일본 광고인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배워갈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

내가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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